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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안 하면 벼락거지"…5000피 코앞, 은행서 보름새 29조 빠졌다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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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안 하면 벼락거지"…5000피 코앞, 은행서 보름새 29조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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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4723.10)보다 74.45포인트(1.58%) 상승한 4797.55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42.18)보다 8.98포인트(0.95%) 오른 951.16,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7.5원)보다 7.8원 내린 146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1.15. /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15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4723.10)보다 74.45포인트(1.58%) 상승한 4797.55에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42.18)보다 8.98포인트(0.95%) 오른 951.16,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7.5원)보다 7.8원 내린 146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1.15. /사진=뉴시스 /사진=이영환


새해 들어 코스피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 속도가 심상찮다. 보름새 주요 은행의 예치금이 29조원 넘게 빠져나간 반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고환율에 원화 자산 매력도까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수신 방어에 비상등이 켜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포함 요구불예금은 총 644조8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74조84억원)과 비교해 29조1962억원 감소한 수치다. 하루에 약 2조원 꼴로 '머니무브'가 이뤄진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식 예금이나 급여통장처럼 언제든 인출이 가능한 자금이다.

통상적으로 연초에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도 이례적인 규모와 속도다. 요구불예금이 가장 많이 감소했던 2024년 4월의 경우 일평균 1조5000억원 정도가 줄었는데, 이보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빠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을 돌파했던 지난해 10월에도 요구불예금 감소폭이 하루 1조2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새해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시장에선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 상당액이 증시로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3일 기준 88조4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일엔 처음으로 90조원을 뛰어넘어 92조8537억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가 새해 들어 열흘 넘게 이례적인 상승을 이어가며 '5000피'에 가까워지자 지금 주식을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포모(FOMO·나만 기회를 놓치거나 소외될까 하는 두려움)' 심리가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5대은행 요구불예금 추이/그래픽=김다나

5대은행 요구불예금 추이/그래픽=김다나

여기에다 지난해 말 3%선으로 올랐던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가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주춤하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더욱 떨어진 상태다.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6~3%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절하된 것도 은행엔 부정적 요소다. 달러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금융당국이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은행들은 오히려 달러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의 경우 연말에 상여금 주고 세금 내느라 자금이 확 들어왔다가 연초에 빠져나가는 계절성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요구불예금은 법인과 개인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법인의 경우 연말에 자금이 모였다가 연초에 사업을 집행하면서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개인의 경우 자금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건 맞다고 본다. 이례적인 증시 활황을 볼 때 정기예금 금리가 메리트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증시에 뛰어들지 않으면 자산 증식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운영 니즈가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은 늘 변동하는 것이고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거나 시장 충격이 생길 경우 안정적인 은행 예금으로 시중 유동자금이 회귀할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며 자금 이동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신 방어를 위해 예금금리 인상 등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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