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패한 이너서클 질타에 후속 조치
16일 TF 가동·19일 8대 지주 특별점검
16일 TF 가동·19일 8대 지주 특별점검
금융감독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관행을 겨냥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고강도 현장 점검에 나서는 한편,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법적 강제력까지 논의할 전망이다. 사실상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과 이사회의 ‘거수기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손질하기 위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TF의 향후 운영 일정과 참여 멤버 등을 논의하는 상견례 성격”이라면서도 “지난 금융위·금감원 업무보고 당시 대통령이 언급했던 지배구조 개혁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의제로는 △금융그룹 회장 선임 및 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및 독립성 제고 △사외이사 주주추천권 도입 △성과보수 개선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자율적인 모범관행 마련을 넘어 법·제도 차원의 해법을 심도 있게 논의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논의와 별개로 고강도 현장 점검도 병행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금융지주에 대해 특별점검에 나선다. 통상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검사와 별도로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지주들이 2023년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실태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지주사들이 규정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편법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사회가 CEO 선임 과정에서 검증 기능을 상실하고 각종 위원회가 주요 결정을 사후 추인하는 수준에 그친 점, 사외이사의 견제·감시 역할이 약화된 점도 중점 점검 대상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회장 후보 롱리스트(넓은 범위 후보군) 선정 직전에 이사의 재임 가능 나이(만 70세) 규정을 함영주 회장에게 유리하게 변경해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의 경우, 현 지주회장의 연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다른 후보군 접수 기간을 축소한 것으로 지적됐다. 내·외부 후보군 대상 후보 서류 접수 기간이 15일이지만, 공휴일을 제외해 실질 기간을 닷새로 단축한 사례가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BSM(이사회 구성 평가지표)상 문서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했고,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평가 시 외부평가기관 등 객관적 평가지표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히 설문 방식으로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특별점검 결과는 향후 TF 제도개선안에 반영될 전망이다. 회장 선임 절차 기간 강화나 장기연임 제한 방안 등이 거론된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한 주주추천권 도입과 클로백·세이온페이 중심 성과보수 개편도 예상된다. 다만 세부 규정을 법으로 명시하기 어렵고 과도한 규제가 금융사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모범관행 강화와 지배구조법 개정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3월 주총 적용은 ‘미지수’… 금융권 시선은 연말 KB로
다만 이번 TF와 특별점검의 결과가 당장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온전히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한·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회장 연임 여부를 포함한 인선 절차를 이미 상당 부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달 중 관련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TF가 갓 출범한 상황에서 한 달 남짓 남은 주총 시즌에 새 가이드라인을 강제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당국의 문제의식이 명확히 드러난 상황에서 (금융사들이) 기존 관행대로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등을 교체할 때 어떤 직군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임명할지 금융사 내부에서도 치열한 셈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개선안의 핵심 내용을 최대한 녹여내는 방식으로 당국의 의지에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시선은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확정된 후 해당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금융지주 인선에만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경우,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