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방산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반도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중심의 군비 증강 기조 확산과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탓에 투자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KODEX K방산TOP10 레버리지다. 지난해 말 8175원에서 전날 1만4580원으로 78.35% 급등했다. 해당 ETF는 KODEX K방산TOP1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업체에 집중 투자한다.
수익률 2위도 77.64%를 기록한 방산 ETF인 PLUS K방산레버리지로 확인됐다.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기초지수를 1배수로 추종하는 방산 ETF인 TIGER K방산&우주(38.20%), SOL K방산(36.32%), KODEX K방산TOP10(34.81%), PLUS K방산(34.57%) 등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제고 기대감에 주도주로 부각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ETF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35.37%)를 제외하면 10위권 내에 포진하지 못했다.
개별 방산 종목도 높은 상승세를 시현했다. 국내 대표 방산 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지난해말 94만1000원에서 전날 129만4000원으로 37.51% 뛰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16.81%), 한화시스템(77.38%), 한국항공우주(45.62%), LIG넥스원(32.06%) 등도 크게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폭등해 최고가를 연속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3.84%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고조의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타 주요국들도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배네수엘라에서의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및 압송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을 위해 강압적 방식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놔 유럽 지역 안보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이란 당국을 상대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뉴스네이션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남중국해에 배치됐던 항모전단을 미 중부사령부 작전책임구역(AOR)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해당 구역은 이란을 포함해 중동, 중앙아시아, 북동아프리카 21개국을 관할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동맹국의 역할 및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해당 국가들의 국방비 증가로 연결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7년 회계연도 미국 국방 예산을 50%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국내 방위 산업 관련주들의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방산 종목 가운데 대장주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이달 들어 LS증권과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125만원, 126만원에서 152만원, 146만원으로 21.60%, 18.7% 높였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시현 전망과 대규모 수주를 통한 중장기 수혜 기대감에 기인한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22.3% 늘어날 전망”이라며 “미 국가안보전략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은 미국 개입축소와 국방비 증가, 미 동맹국 자국 안보수요 증가에 따른 글로벌 국방비 증액은 지속될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약 50조원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국방비 증액 기조 속에서 중장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잠재적 리스크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방산업종의 수혜 기대감을 키우는 주된 요인이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과 연관된 이슈이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및 글로벌 증시에서 방산 업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결과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여부에 따라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