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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400조 조종사' 바뀐다…국민연금 차기 CIO 인선 '촉각'

연합뉴스 서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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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400조 조종사' 바뀐다…국민연금 차기 CIO 인선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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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주 본부장 임기 만료…김성주 이사장 체제 첫 시험대
'관치 논란' 딛고 전문성·중립성 갖춘 적임자 찾기가 관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국민연금공단 제공]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의 노후 자금 1천400조원을 책임지는 '자본시장의 대통령',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자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2월 26일로 서원주 현 본부장의 1년 연장 임기가 공식 마무리되면서, 국민연금은 이제 새로운 투자 사령탑을 뽑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인선은 단순히 한 명의 임원을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최근 취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핵심 인사이자, 그간 흔들렸던 국민연금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 1천400조원의 무게, 왜 CIO인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거대 자산을 굴리는 실무 책임자다. 우리 국민이 매달 내는 연금 보험료가 어떻게 투자되고, 나중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이 사람의 손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산은 약 1천400조원에 달한다. 이 어마어마한 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등 전 세계 금융시장에 골고루 퍼져 있다.


따라서 CIO의 결정 하나하나가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본시장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논란 많았던 서원주 체제…흔들린 '정치적 중립성'

임기를 마친 서원주 본부장의 지난 3년은 '기대'와 '논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삼성생명과 공무원연금 CIO를 거친 전문가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임기 내내 정치적 외압 의혹과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장 큰 쟁점은 특정 기업의 인사 개입 논란이었다. 서 본부장은 취임 직후 KT와 포스코 등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연금 CIO가 개별 기업의 인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압박을 가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연임을 추진하던 구현모 KT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이런 '관치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출자 철회 과정에서 불거진 의사결정 시스템의 난맥상, 임기 말 특정 인맥을 중용했다는 인사 논란까지 더해지며 조직 내부와 투자업계의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 내부 승진이냐 외부 수혈이냐…차기 주인공은 누구?

이제 공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로 넘어간다. 아직 임추위가 공식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CIO 선임은 모집 공고부터 서류 심사, 면접, 인사 검증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까지 2∼4개월이 소요된다.

현재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는 두 가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첫째는 '내부 승진'이다. 국민연금의 투자 노하우가 쌓인 만큼 조직 문화와 시스템을 잘 아는 내부 전문가가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는 논리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로는 이석원 전략부문장과 김종희 리스크부문장이 거론된다. 이들은 각각 운용 전략과 위험 관리를 총괄하며 실무 능력을 검증받았다.

둘째는 '검증된 외부 전문가' 영입이다. 내부 사정에 밝은 것도 좋지만, 흐트러진 조직을 쇄신하고 글로벌 투자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력 있는 외부 인사를 수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지난 사례에서 보듯 까다로운 검증 과정과 낮은 처우,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유능한 외부 전문가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 새 이사장과 차기 CIO의 과제, '신뢰 회복'

새로 취임한 김성주 이사장은 과거 국민연금 이사장을 역임하며 조직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김 이사장이 과거의 혼란을 정리하고,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다시 세울 적임자를 선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기 CIO는 임명되자마자 만만치 않은 과제를 마주하게 된다. 요동치는 글로벌 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전임자 시절 불거진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씻어내고,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복원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서원주 본부장은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1천400조원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신속하고 투명한 인선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노후가 걸린 만큼 누가 새로운 사령탑이 돼 키를 잡을지 금융계와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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