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
CEO가 조직의 문화를 세우고 검증한 후 직원들이 이에 잘 적응하고 융화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은 회사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대기업은 이미 이런 작업이 잘 이뤄지지만 중소기업이 이런 부분을 챙기기란 쉽지 않다. 일단 '망하지 않아야 한다'는 눈앞의 과제 때문에 멀리 내다보고 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 조직의 문화는 CEO에 의해 결정되고 그것이 조직원들과 잘 공유될 때 그 기업은 오랫동안 존속되며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아무리 능력 있는 인재가 회사에 많이 있다고 해도 하나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오래갈 수 없다. 설사 어떻게 사업이 지속된다고 해도 한계는 반드시 올 것이며 그때 생각지 못한 이유로 한번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선 한 가지 질문을 해보기로 하자.
"우리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했다면 다음 질문에도 대답해보자.
"그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곧바로, 명료하게 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중소기업 중 성공한 경우를 보면 소위 '교과서대로' 회사를 시작한 경우는 드물다. '중소기업 시작하기'에 대한 탁월한 방법들을 다룬 많은 책이 있지만 실제로 CEO 중 이 방법을 숙지하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창업한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그들은 보통 창업마인드(회사를 운영하고 싶다)가 강하든가, 동물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지금이야!' 하며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시장을 꿰뚫는 CEO의 감각은 특히 사업 초창기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작은 성공은 이러한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러 면(자금, 인력 등)에서 부족한 것 투성인 상태에서 CEO는 성공에 대한 원대한 꿈을 안고 회사를 창립한다. 그리고 몇몇 책에서 본 대로 자신이 꿰뚫어본 시장의 흐름, 그리고 자신이 그리는 미래를 바탕으로 비전을 수립한다. 그런 다음 조직원들과 이 비전을 공유하며 이렇게 외칠 것이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고.
이 외침은 처음에는 함께하는 조직원들의 가슴에 가서 감동으로 부딪칠 수 있다. 그들은 지금은 보잘것없는 이 회사가 '언젠가는' 멋진 기업이 돼 CEO의 비전이 성취됨과 동시에 우리의 비전 역시 성취되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외침이 언제까지 조직원들의 마음에 이러한 설렘과 기대를 자극할 수 있을까. 매일 쌓이는 업무와 고과평가 속에 언제까지 그들이 비전을 향해 달리도록 할 수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그건 '매우 불가능한' 일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작은 성공이나 일시적 성공은 시장을 읽는 CEO의 감각으로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고 그 이상의 시장을 확보해 큰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데이터가 필요하다. 여기서 데이터란 곧 숫자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의미한다.
동물적 감각은 때때로 우리를 배신하지만 데이터는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업에 시동을 걸 때는 CEO의 동물적 감각이 필요하지만 목표를 향한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운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동물적 감각으로 세운 회사가 존속하고 지속·성장하려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관리시스템이 필수다. 이미 느끼고 있는 CEO들이 있겠지만 비전을 실행하는데 있어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에선 어느 순간 관리에 한계가 온다. 따라서 어느 시점이 되면 데이터를 이용한 경영의 과학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분야에서 AI나 챗GPT를 이용해 이러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 회사에 넘치는 고급정보나 데이터를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기왕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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