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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승인 적법”…환경단체 1심 패소

동아일보 송혜미 기자,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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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승인 적법”…환경단체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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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확정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을 취소해달라며 환경단체가 낸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환경단체가 문제삼은 환경영향평가 등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승인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최근 여권 내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전북 새만금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고, 청와대가 직접 나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법원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지던 사업 추진이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 法 “미흡한 점 있더라도 승인 취소 수준 아냐”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활동가 등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환경단체 측은 국가산단 계획 승인이 위법하다며 지난해 3월 소송을 냈다. 기후변화영향평가의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과 감축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전체 필요전력 10기가와트(GW) 중 7GW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을 빠뜨렸고, 연간 1000만 t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도 실질적인 감축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부 장관이 재량권을 남용해 국가산단 계획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후변화영향평가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평가를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로 인해 산단계획 승인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감축 대책 수립과 점검에 관해서는 정부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다”며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토부 장관이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의 효율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업성에 관한 행정주체의 판단에 정당성, 객관성이 없지 않은 이상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 새만금 이전 논란에 靑 진화 나서기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여의도동 전체 면적(약 840만 ㎡)에 육박하는 728만 ㎡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팹) 6기, 발전소 3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발표 당시 2052년까지 360조 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2023년 조성 계획이 나왔으며 2024년 12월 정부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을 승인했다. 앞서 2019년부터 계획을 수립해 인근 용인 지역에서 착공한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는 일반 산업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국가산단에 대해서만 제기됐다.

이들 두 반도체 산단은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의 발언 이후 이슈가 됐다. 김 장관이 “용인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전론을 제기한 것.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만약 법원마저 환경단체 손을 들어줬다면 삼성전자가 입주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을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반도체 업계는 법원 판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가 직접 지방 이전론을 진화한 데 이어 법원도 사업 승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반도체 산단 조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글로벌 경쟁자들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민관이 합심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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