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바닷가에서 침수된 트럭.[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광우 가자] “멀쩡한 트럭, 왜 바다에 떠 있어?”
제주 해안에서 침수된 한 전기트럭의 모습. 주차된 차량이 갑작스레 밀려든 바닷물에 잠기며, 벌어진 사고다.
이처럼 순식간에 발생하는 침수 사고. 이제는 단순 해프닝으로만 여길 수 없다.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해수면 상승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
실제 해수면은 단 몇㎝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피해를 낳을 수 있다. 기존 수위에 맞게 방재 시설 등 각종 구조물이 형성된 탓이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 |
그런데 현재 예상되는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 폭은 2100년까지 최대 82㎝. 단순 침수는 물론, 바닷가 주변 주거·산업시설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 수치다.
심지어 해수면 상승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 연안에 대부분 시설이 밀집된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그야말로 ‘비상상황’에 접어든 셈이다.
제주시 용담동 해안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연합] |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전국 연안 21개 조위관측소의 장기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9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 해수면은 연평균 약 3.2㎜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작게는 2.6㎜에서 크게는 3.6㎜의 상승 폭을 보였다.
언뜻 보면 미미한 수치. 하지만 전체 시기를 놓고 보면 절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조사된 최근 36년간 우리나라 해수면은 총 11.5㎝가량 높아졌다. 심지어 해수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현상도 포착되고 있다.
강원 강릉의 한 방파제에서 강태공들이 전어, 학꽁치 등을 잡기 위해 낚시를 하고 있다.[연합] |
지난해 국립해양조사원에서 발표한 최근 35년간 상승 속도(연평균 3.06㎜)는 지난해 발표한 34년간 평균 상승 속도(연 3.03㎜)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그런데 올해는 연평균 약 3.2㎜ 수준으로 올라,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아울러 우리나라 해수면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약 2.8㎝ 상승(연 2.79㎜)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약 3.9㎝(연 3.88㎜) 올랐다. 같은 기간 대비 최근 10년간 1.1㎝가량 더 높아진 셈이다.
빙상.[게티이미지] |
해수면 상승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바닷물의 경우 온도가 오를수록 부피가 커진다. 물의 양이 늘지 않더라도, 같은 물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셈. 전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이 지속되며, 해수면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다 바닷물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계절을 막론하고 날씨가 더워질 경우, 에베레스트 등 산악지대에 있는 얼음 덩어리는 더 빨리 녹는다. 이를 빙하 융해라고 한다. 아울러 그린란드나 남극 대륙의 거대한 얼음(빙상)도 녹아 바닷물의 부피를 더한다.
바닷물에 잠김 용머리해안 탐방로. [사진=안경찬 PD] |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관측된 해수면 상승에는 해수 열팽창이나 빙하·빙상 융해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인간이 자초한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해수면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셈.
그런데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향후 더 빠른 수준의 해수면 상승이 일어날 예정이라는 것. 실제 IPCC 자료에 기초해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을 전망한 결과, 2100년까지 최대 82㎝의 해수면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 한 바닷가에서 침수된 트럭.[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
이는 단순한 침수 피해를 넘어, 바닷가 근처에 있는 각종 주거·상업 시설까지 물에 잠길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지속적인 방재 작업을 통해,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손상된 방파제·해안도로·항만 시설 등을 복구하는 것 또한 한계가 있다.
특히 대부분의 시설이 연안에 위치한 제주도 등 해안 중심 지역의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상기후 지표 ‘기후위험지수’를 살펴보면, 제주도는 2.32로 전국 평균(1.731)을 크게 상회했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유독 빠르게 나타난 데다, 예상 피해도 크기 때문이다.
구좌읍 세화항구와 항구 왼쪽 솟아 오른 오름. 김명섭 기자. |
이에 정부 또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된 데 따라 ‘제3차 연안정비 기본계획 수정계획’을 통해 침식·침수 반복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고, 연안 방재시설 보강과 침식 위험 지역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기후위기로 인한 연안재해에 통합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침식으로부터 연안을 보호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연안이 될 수 있도록 기본계획에 따라 연안정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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