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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키운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발언… 이틀 만에 보류 ‘해프닝이었나’

헤럴드경제 이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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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키운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발언… 이틀 만에 보류 ‘해프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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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흔들린 유치 성과 ‘송도 사수’
결정도 계획도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 지역 갈등 초래
더 이상의 논란 없도록 정부 차원의 분명한 원칙 제시 필요
유정복 인천시장은 15일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은 결코 없다는 조현 외교부장관의 확답을 받아냈다고 밝혔다.[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은 15일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은 결코 없다는 조현 외교부장관의 확답을 받아냈다고 밝혔다.[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재외동포청 송도사무실의 서울(광화문) 이전 논란이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의 ‘보류’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사태는 한편으로는 인천시장의 리더십을, 다른 한편으로는 기관장의 정무적 책임을 동시에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정도 계획도 없는 발언 하나가 지역 갈등으로 번지면서 누가 위기를 관리했고 누가 논란을 키웠는지에 대한 대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정복 시장, 즉각 대응으로 논란 차단… “송도 정착 원칙 흔들면 안 된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정복 인천시장은 즉각 반발하며 재외동포청의 송도 정착 원칙을 분명히 했다.

유 시장은 재외동포청이 단순한 행정 편의 기관이 아니라 인천이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핵심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 이전 가능성 자체를 강하게 차단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시장의 신속한 대응이 이번 사안을 단기간에 수습한 결정적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만약 인천시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서울 이전’이라는 프레임이 기정사실화돼 장기 논란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는 유 시장이 민선8기 시정부 출범 때부터 중앙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이끌어낸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6월 송도국제도시 내 부영송도타워에 개소된 송도사무실은 서울사무소와의 병행 운영으로 ‘반쪽 유치’라는 비판까지 감내해 온 상황에서 이번 김경협 청장의 발언은 그 성과 자체를 뒤흔드는 사안이었다.


결과적으로 김경협 청장이 보류 입장을 밝힌 것은 인천시의 강경한 문제 제기와 유 시장의 정치적 압박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유 시장은 15일 “김 청장의 재외동포청 송도사무실 서울 이전에 대해 조현 외교부장관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면서 “조 장관으로부터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반발 가세도 한 몫… 민주당 인천시당, 철회 강력 촉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의 발빠른 가세도 ‘서울 이전’ 보류를 이끌어내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인천시당은 1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검토와 관련해 “비싼 청사 임대료와 불편한 교통 등을 이유로 한 청사 이전 검토는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재외동포청이 2023년 6월 인천에 둥지를 튼 것은 외교부의 뜻이 아니라 정책 수혜자인 세계 한인단체와 동포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모국과 연결되고 싶다’며 인천을 지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당은 또 “최근 김 청장의 ‘서울 이전 검토’ 발언은 750만 재외동포가 인천에 부여한 역사적 소명을 공무원의 출퇴근 편의와 맞바꾸려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인천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송도 재외동포청을 방문, 김 청장을 만나 “김 청장은 서울 이전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국회의원(인천 서구갑)도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검토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고남석 위원장과 김교흥 국회의원<우측>이 15일 인천시청에서 재외동포청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고남석 위원장과 김교흥 국회의원<우측>이 15일 인천시청에서 재외동포청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김경협 청장, 결정도 없이 던진 발언 논란만 키운 ‘정무 실패’

반면 김 청장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이번 논란은 정부 차원의 이전 결정이나 공식 검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김 청장이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서울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반발 사태가 확산되자, 재외동포청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 이전 방안 검토’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이틀만에 ‘보류’로 입장이 바꾸면서 애초에 명확한 정책 판단 없는 김 청장 발언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특히 재외동포청은 출범 당시부터 송도 본청과 서울사무소 병행 운영으로 ‘반쪽 유치’ 논란을 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장의 서울 이전 발언은 인천시민에게 조직에 대한 근본적 불신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청장이 기관 안정과 지역 신뢰 관리보다 운영 편의 논리를 앞세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수도권 행정기관장의 발언 하나가 지역 균형발전과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정치적·사회적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류 입장 역시 중앙정부 차원의 공식 정리나 내부 검토 결과 제시 없이 이뤄지면서 재외동포청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에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엇갈린 평가, 남은 과제는

이번 사태는 결과적으로 ‘정책 실패’라기보다 ‘정무 실패’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 시장의 즉각적 대응은 지역 리더십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반면 김 청장의 발언은 기관 수장의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겼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재외동포청의 송도 정착을 둘러싼 불안과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향후 기관 운영과 발언 관리에 대한 보다 분명한 원칙이 요구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정책 실패가 아니라 발언 관리 실패로 귀결됐다. 위기를 즉각 관리한 쪽과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한 쪽의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외동포청의 인천 송도 정착이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관 수장의 신중한 언행과 중앙정부 차원의 분명한 원칙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