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예의 주시"…핵심광물 관세 유보했지만 안심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서 열린 경제 분야 포럼 행사인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1.1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서울=뉴스1) 양새롬 박주평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엔비디아의 H200 등 특정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반도체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또 핵심광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 상무부가 수입 반도체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평가를 마친 데 따른 것으로, 향후 수입 반도체 및 파생 제품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이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예고했던 반도체 관세가 실제 발효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무관세가 적용돼 왔기 때문에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다만 관세 부과 품목이나 관세율이 확정되지는 않은 만큼 아직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이나 대만 등에서 반도체를 구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부정적 효과도 있다"며 "실제 시행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H200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라는 분석도 있다"며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광물에 관한 관세를 유보하긴 했지만, 관련 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세정용 고순도 황산과 첨단 기기 필수 소재인 게르마늄과 인듐, 안티모니 등은 제련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은 동맹국과 협력해 '핵심 광물 가격 하한제' 도입을 추진, 중국의 가격 덤핑에 맞설 계획이다. 가격 하한제는 정부나 국가 간 합의로 특정 상품의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최소 가격을 설정하는 제도다. 이미 생산능력을 확보한 중국이 저가 공세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중국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는 광물 생산에 투자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진다.
이번 발표를 통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가 최종 목표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직접 진출한 기업은 수혜가 예상된다.
일례로 고려아연(010130)의 경우 미국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 광물 60종 가운데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제품 13종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양국 정부 간 협의 동향, 미국 정부의 후속 이행 방안 등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핵심 광물 등의 생산 및 가공 역량이 확대하는 흐름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투자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온 기업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업계와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 주재로 후속 대응에 착수한 데 이어, 반도체 분야는 산업성장실장 주재로, 핵심 광물 분야는 자원국장 주재로 각각 업계 간담회를 열어 미국 조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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