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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담배소송' 대법원으로…"흡연폐해 널리 알려져야" 성토도

뉴스1 강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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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담배소송' 대법원으로…"흡연폐해 널리 알려져야" 성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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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또 패소…이사장 "담배회사는 뺑소니범, 비참"

금연운동 단체 "흡연=개인선택 편견 깨져야, 관심 필요"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주식회사 케이티앤지 외 3명 손해배상 청구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6.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주식회사 케이티앤지 외 3명 손해배상 청구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26.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패소한 가운데 금연운동 단체들은 "흡연은 개인의 기호, 선택이라는 편견이 깨져야 한다. 흡연 폐해가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단이 상고를 예고해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1심과 같은 판단…건보 이사장 "비참하다…담배회사는 뺑소니범"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 권순민 이경훈)는 15일 공단이 케이티앤지(KT&G) 등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53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 533억 원은 흡연력 20갑년 이상, 흡연 기간 30년 이상이면서 폐암과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공단이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공단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없으며 담배회사들의 위법행위가 개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제조물책임법상 결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한 흡연과 폐암 간 개별적 인과관계 역시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이날 "법원 판단을 존중하지만, 과학과 법의 괴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아쉬움을 넘어 비참한 생각이 든다"며 "담배회사는 뺑소니범이다. 교통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는데 운전자는 도망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정 이사장은 "오늘 판결은 매우 아쉽지만, 진리는 언젠가 인정될 것"이라며 중독성과 관련해 "담배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중독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새로 (소송을) 한다는 각오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연운동 단체 "흡연 폐해, 전 국민이 부담…관심 가져달라"

금연운동 단체들도 이번 판결에 아쉬워하며 흡연의 사회경제적 폐해가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이날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며 "법원의 판결은 현대의학에 반하는 시대착오적인 잘못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승권 협의회장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94년 담배회사가 흡연의 위험성을 은폐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된 뒤 미시시피를 비롯한 4개 주 정부가 흡연 관련 의료비를 반환하라며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회사들과 개별 합의를 한 바 있다.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주식회사 케이티앤지 외 3명 손해배상 청구 2심 선고 공판 종료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주식회사 케이티앤지 외 3명 손해배상 청구 2심 선고 공판 종료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후 1998년 46개 주 정부는 담배회사들이 흡연으로 유발되는 건강 문제를 은폐한 책임을 물어 승소해, 담배회사들로부터 약 300조 원의 배상을 받아낸 사례가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개인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금을 받기도 했다.


명 회장은 "국민 건강은 무시하고 담배 제조와 매매를 통해 담배회사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현행 담배사업법은 폐지해야 한다"며 "정부는 담배 가격 인상을 포함한 적극적인 흡연 예방과 금연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지속적인 금연운동에 국민의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1심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공단이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가지고 모두 제출하긴 쉽지 않다. 암 환자 중 직접적 연관이 큰 이들을 공략해, 그들로부터 새로운 증거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 센터장은 "담배는 개인의 기호 식품이자, 선택이라는 판단 때문에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우리 국민 모두 부담하고 있다"며 "공단을 향한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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