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5회연속 동결 결정…"최대 고려요인은 환율"
이창용 "韓경제 비관론 과도…수급 개선 조치 필요"
'금리인하 가능성' 문구 삭제…경기 상방 리스크에 방점
베선트·금통위 이어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에 환율 하락
인하 기대 소멸에 국고채 금리 급등…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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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백약이 무효한’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성장의 상방 리스크에 방점을 찍었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과도한 환율 상승 기대를 부추기는 근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환율 설명회 같던 기자간담회…이 총재, 작심발언 쏟아내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한 이후 5회 연속 동결 결정으로, 8개월째 기준금리는 연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동결에) 환율이 중요한 결정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최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흡사 환율 설명회 같은 분위기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환율 설명회 같던 기자간담회…이 총재, 작심발언 쏟아내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한 이후 5회 연속 동결 결정으로, 8개월째 기준금리는 연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동결에) 환율이 중요한 결정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최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흡사 환율 설명회 같은 분위기였다.
이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고환율 원인으로 지목되는 △한국 경제 비관론 △대미투자 우려 △통화량 증가 지적 등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하면서 환율이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건 과도하다”며 “인공지능(AI)에 관해서 자체적인 산업 능력이 있는 나라를 전 세계에서 찾아보면 미국과 중국 빼고는 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 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여건과 맞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어떤 모델을 써도 1480원대 환율은 경제 기초여건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고 학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간 200억달러 상한의 대미 투자로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란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미 협상 문구에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주는 정도가 되면 투자 액수를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외환시장이 굉장히 어려울 때는 한은이 먼저 나서서 못 나가게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통화량 증가가 환율 급등의 원인이라는 세간의 지적과 관련 “광의 통화(M2) 증가율이나 그 수준은 이전에 비해서 늘지 않았다”면서 “데이터와 안 맞는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M2 비율을 따져 미국보다 우리가 유동성이 많아 환율이 오른단 분석에는 “들어본 적 없는 이론”이라며 “GDP대비 M2 비율은 그 나라의 금융구조가 은행 중심이냐 자본시장 중심이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 엠피닥터) |
연말에 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실개입 등으로 143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재차 1470원대 후반까지 오른 이유는 달러 가치 상승과 수급여건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 총재는 “(환율이) 연말에 1430원대로 내려갔다 1470원선까지 오른 걸 분해하면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요인이고 4분의 1은 우리만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적인 원화 가치 절하 요인으로는 내국인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수급 요인을 들었다. 그는 “최근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는 감소했지만 (그밖에) 기타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 속도는 지난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던 10·11월만큼 빨라지는 등 수급 쏠림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수급 여건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서울 집값 연율 10% 급등…금융안정으로 기운 추
금통위는 이번 통화정책방향결정문(통방문)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동결기 진입을 공식화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직전 회의인 지난해 11월 당시만 해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으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내 금리 전망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의 수가 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물가는 안정되고 성장세는 회복되는 데 비해 환율과 서울 집값은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자 금융안정 위험을 관리하는 쪽으로 무게추가 완전히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 시장은 서울의 가격 상승률이 연율 10%에 이르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도 풍선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가계 부채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반면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좋을 수 있다며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주요국의 양호한 성장세 등에 힘입어서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통방문, 금통위원 3개월 내 금리전망, 총재 기자 간담회 모두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며 “이 총재 기자간담회 내내 반복적으로 강조된 매파적 입장의 주된 이유는 환율 안정성”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환율은 정규장(오후 3시 30분)을 전일대비 7.8원(0.53%) 내린 1469.7원에 마감했다. 베센트 장관 지원사격과 매파적인 금통위 결과에 이어 재정경제부가 원화 약세 쏠림을 막기 위한 거시건정성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
국고채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약화하면서 금리가 급등(약세)했다. 3년물 금리는 3%를 한달 만에 재돌파했으며, 장중 11.5bp 폭등하며 3.110%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