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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로 암 진단" 세계최초 상업화한 이 기업, IPO '도전장'

머니투데이 박정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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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로 암 진단" 세계최초 상업화한 이 기업, IPO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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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승만 베르티스 공동대표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가 머니투데이와 만나 프로테오믹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베르티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가 머니투데이와 만나 프로테오믹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베르티스



베르티스가 올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단백체학(프로테오믹스)의 선구자인 베르티스는 최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11년간 쌓아 올린 기술력을 개화(開花)하고 있다. 혈액 속 단백질로 암을 진단하는 검진 서비스에서 학교·기업 연구소의 신약 개발 지원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며 기업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승만 베르티스 공동대표는 "가능한 많은 단백질을 검출하고 그 중 질병과 연관된 핵심 단백질을 선별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며 "지금까지 검진 영역 중심의 사업 모델을 장기적으로는 신약 개발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15일 밝혔다.

베르티스 개요/그래픽=이지혜

베르티스 개요/그래픽=이지혜



베르티스의 중점 연구 분야는 프로테오믹스, 즉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근육, 머리카락, 피부처럼 몸을 만드는 성분이자 '몸을 움직이는' 주체다. 소화·해독 효소와 인슐린 등 호르몬, 면역을 담당하는 항체, 세포 표면에서 '생체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모두 단백질이다. 한 대표는 "인체의 단백질 종류는 100만개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만큼 다양하고 각기 특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DNA는 RNA를 만들고, RNA는 단백질을 만든다. 집을 지을 때는 설계도(DNA, RNA)를 봐도, 물이 새거나 소음이 나면 설계도를 보지 않고 직접 수리하듯이 질병의 현실적인 '치료 타깃'은 단백질이다. 병에 걸렸을 때 달라지는 단백질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빠른 진단·즉시 치료가 가능하다.

베르티스는 10년 이상을 혈액에서 단백질을 뽑아내고, 이것이 어떤 병과 연관됐는지 연구해왔다.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단백질 채취부터 까다로운 일이다. 원심분리 시간, 보관온도 등 채취부터 분석방식에 따라 양과 상태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백질 덩어리인 계란이 냉장고에선 액체지만 프라이팬 위에선 고체로 물리·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혈액 속에 있는 수많은 단백질을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정상인과 환자에서 단백질의 양적·질적 차이를 일일이 확인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다.

202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단백체학회에서 베르티스 바이오마커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췌장암 조기 진단용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베르티스

202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단백체학회에서 베르티스 바이오마커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췌장암 조기 진단용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베르티스



베르티스는 이런 '숙제'를 모두 해결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방암 검진 서비스 '마스토체크'를 통해 상업화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다. 베르티스에 따르면 마스토체크는 혈액 내 유방암과 밀접한 3가지 단백질을 측정하고, 특허받은 고유의 알고리즘에 대입해 미량의 혈액만으로 2기 이하 유방암을 진단 보조한다. 650여개 국내 병·의원에 도입된 데 이어 지난해 싱가포르의 이노퀘스트와 계약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의 '깃발'까지 들어 올렸다.


한 대표는 "다른 검사법으로 알기 어려운 1기도 진단 정확도 83.2%를 기록한다"며 "특정 단백질이 실제 사람의 몸 안에서 어떤 형태로, 어떻게 다르게 존재하는지를 직접 규명해 질병과 연관 짓는 것이 알파폴드와 같은 '예측 솔루션'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베르티스의 기술력은 수년 전부터 이뤄진 AI 집중 투자를 통해 진일보하고 있다. AI가 '셀프 학습'하는 자기지도학습(SSL) 모델을 적용한 '딥 파인드'(DEEP-find)를 통해 기존 분석보다 단백질 동정률(식별률)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제 마스토체크뿐 아니라 단백질 분석 서비스 'PASS'가 베르티스의 주요 매출원이다. 실제 2022년 공식 출시한 이후 PASS 매출액은 3년 새 약 7배 증가했다. 대학·연구소에 이어 제약·바이오 등 기업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사진=베르티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사진=베르티스



베르티스는 IPO를 계기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탄탄한 매출에 질량분석기(MS)와 같은 고가의 장비나 AI 분석 소프트웨어 등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만큼, 새 시장 개척 여력은 충분하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국내에서 단백체학이 조명받지 못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만큼 'K-프로테오믹스'의 해외 전파를 자신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해외에서는 상장 기업을 그 자체로 일정 수준의 검증을 받은 곳으로 인식한다"며 "(상장 시)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기회도 훨씬 늘어날 것"이라 기대했다.

기술 고도화는 지속 추진 과제다. 특히 베르티스는 미국 연구기관과 함께 공간전사체와 프로테오믹스를 결합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공간전사체로 특정 영역을 지정하고, 그 영역에서 베르티스의 프로테오믹스를 통해 암세포에 특이적인 단백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한 대표는 "제한된 영역에서 극미량의 시료를 뽑아내고 표면 단백질만 선택 분석하는 것은 국내에서 베르티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과정에 내성이 생기는 원인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는 신약 개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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