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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칼날 겨눈 금감원…이사회 재편 압박에 '초긴장'

뉴스웨이 김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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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칼날 겨눈 금감원…이사회 재편 압박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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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금융감독원의 날카로운 칼날이 금융지주 이사회로까지 향하고 있다.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는 오명을 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커지면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금융지주들의 긴장도가 더 높아지는 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사외이사는 총 23명이다. 지주사별로 하나금융이 8명(총 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한금융 7명(총 9명), KB금융 5명(총 7명), 우리금융 3명(총 7명)이다.

통상적인 사외이사 임기 보장 기간은 최초 선임에 따른 2년에 더해 이후 1년 단위로 연임해 최대 6년이다. 다만 K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최대 임기가 5년으로 타 금융지주 대비 1년이 짧다.

현재 6년 최장임기를 모두 채운 윤재원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고, 다른 사외이사들은 규정상 연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연속성을 고려해 유임이 유력했던 예년과 달리 최근 4대 금융지주 내에서는 이사회 재편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체 사외이사 중 70%가 넘는 인원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금감원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날카롭게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당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연임 관행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이후 금감원은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손보기에 착수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지난 5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관행을 겨냥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도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사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문제의식의 본질"이라고 경고했다.

'부패한 이너서클에서 골동품까지' 금융당국의 경고성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나서면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드라이브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당장 16일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재점검하는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된다.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평가 등 금융권 지배구조 시스템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4개 금융사의 구체적인 사례까지 일일이 적시하며 엄포를 놓자 금융권 내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년이면 별다른 문제 없이 마무리될 이사회에 외풍이 불어닥치자 본격적으로 눈치 보기에 돌입한 곳도 눈에 띈다.

실제로 현 지주회장의 연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다른 후보군 접수 기간을 축소했다가 전날(14일) 금감원에 콕 집어 지목당한 BNK금융은 바로 다음날에 주주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주요 주주들이 제안한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제도(절차) 공식 도입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구성하기 위한 노력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 ▲회사 홈페이지를 통한 사외이사 후보 공개 추천 접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오늘 논의된 내용과 더불어 향후 가시화될 지배구조 개선 TF의 개선안 도입에 앞장서 지배구조 혁신의 시발점이 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금융지주는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을 의식해 올해 주총서 이사회 교체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주 TF가 출범하더라도 여기서 도출된 개선안을 반영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개선안을 반영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려내기에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계획대로 1월에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를 넘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받고 본회의까지 올라가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주요 금융지주들은 일정에 맞춰 사외이사 선임 절차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TF가 출범하고 개선안이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한 달 안에 가이드라인에 재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재는 이미 지적받았던 가이드라인에 초점을 맞춰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시간이 빠듯하지만 추후 발표될 개선안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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