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관련 14일 경찰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동작구 상도동 지역구 사무실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당시 동작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소환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늑장·부실 수사 논란이 이어지면서 과거 경찰의 수사 무마 의혹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경찰 안팎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15일 박아무개 경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경감은 2024년 동작서가 김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내사했다가 4개월 만에 종결할 때의 수사팀장이었다. 동작서는 2024 ∼2025년 김 의원 관련 각종 비위 의혹을 접수하고도 내사를 종결하거나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수사 무마’ 의혹의 진원지가 됐다. 김병기 의원실 전직 보좌직원들은 박 경감과 소통하며 수사자료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년 법인카드 내사와 관련해서는 박 경감뿐 아니라 당시 동작경찰서장이었던 김아무개 총경도 김 의원과 직접 통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동작서는 차남의 특혜 대학 편입 의혹을 수사하면서 지난해 11월 전직 보좌직원으로부터 수사 무마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관련 탄원서까지 제출받았지만 한달 넘게 이를 방치했고 탄원서 내용을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뒤늦게라도 동작서의 봐주기 수사 무마 의혹을 적극 수사해야 하는 서울청의 수사 의지도 의심받고 있다. 이날 공개적으로 경찰에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섰던 김경 시의원과 달리 경찰은 박 경감을 비공개로 소환했다.
서울청의 어설픈 수사 방식도 비판받는 지점이다. 경찰은 김 의원 관련 사건을 배당받은 뒤 열흘가량 고발인·참고인 조사를 벌이다 지난 14일에야 김 의원 자택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김 의원의 최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원의 컴퓨터에서 차남 편입 관련 자료인 ‘인서울 캠퍼스 컨설팅 보고서’를 발견하고도 확보하지 못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한정해 영장을 발부받은 탓이었다. 경찰은 이튿날 이 구의원으로부터 이 보고서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을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더욱 시급한 사안인 정치자금법 위반부터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에게서도 앞서 압수수색에 확보하지 못했던 태블릿 피시와 노트북을 임의제출 받았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영향력 있는 인사일수록 주변인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고 방대한 압수수색으로 초기 자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혐의가 친고죄도 아닌데 고발인 조사로 시간을 허비하다 제한적인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놓치는 것은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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