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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괴물은 왜 악플을 받고 사과를 해야 했나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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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괴물은 왜 악플을 받고 사과를 해야 했나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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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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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기쁨의 소감보다는 먼저 사과와 감사의 말을 올리고 싶습니다. 위축되지 않기 위해 더욱 허세를 부렸습니다. 의도와 다르게 너무 거만하고 경솔한 발언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가 시즌1 우승 후 SNS에 올린 글의 일부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시즌2 준우승자 요리괴물(이하성 셰프)의 사과와 오버랩되는 듯하다.

지난 14일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뉴욕 현지에서 온 요리괴물, 이하성 셰프와의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요리괴물은 "미국 뉴욕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직접 만나 뵙지 못하고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다"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뉴욕에서 식당 오픈을 준비 중인 근황, 현지에서의 반응, 수염을 기른 이유, 칼마카세(신현도 셰프)·손종원 셰프와의 비하인드, 후덕죽 셰프를 보고 울컥한 일 등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내놨다.

서바이벌에서 꼭 한 명 이상은 악플의 타깃이 된다. '흑백요리사2'에선 요리괴물이 그랬다. 2라운드 1:1 미션에서 송훈 셰프에게 도전장을 내민 그는 "말씀 많이 들었다. 같이 일하신 분께서 제가 셰프님보다 낫다더라"라며 다소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3라운드 팀 미션에선 잘 풀리지 않는 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칼마카세에게 "현도야, 나 할 거 줘야 돼"라며 재촉해 의견 충돌도 일어났다.

이 같은 모습에 시청자들은 "건방지다" "예의가 없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개중에는 도를 넘은 악플도 다수 존재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요리괴물을 향한 인신공격성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본인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촬영 당시를 회상, "'흑백요리사2'는 올해 봄에 촬영했는데 당시 일적으로 잘 풀리지 않을 때였다. 되게 절박하고 간절했다. 그동안 좋은 식당들에서 일을 해왔기에 큰 어려움 없이 경연을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 갉아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기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지금까지 해온 게 물거품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 언행이 세게 표현돼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것 같다. 저 때문에 제작진분들께도 폐가 되는 느낌이라 죄송하고, 시청자분들께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송훈 셰프님께 꼭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강하게 말씀을 드렸다. 절 골라주신 후 바로 '죄송하다. 제가 말을 세게 했다'고 사과했다. 셰프님께서 '잘했다. 재밌게 해보자'며 넘어가주셨다."


칼마카세와의 원만한 관계도 언급했다. "연락을 좀 했다. 현장에서 대립 구도가 있었다곤 못 느꼈다. 우리가 그랬었나? 싶더라"라며 "그동안 해온 음식 스타일, 일했던 분위기가 달라 입장 차이가 있던 것 같다. 촬영 후 업장에 가서 식사도 한 번 했지 않나. 더 잘 되길 바라겠다. 파이팅 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요리괴물은 '그래머시 태번' '제라늄' '아토믹스' '더 프렌치 런드리' 등 유수의 식당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방송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실력에서 나온 자신감은 서바이벌 참가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남들보다 더 강했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그가 구축한 캐릭터일 뿐이다.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향한 적정 수위의 비판은 소비자의 권리다. 비용을 지불해 OTT 서비스를 구독했고 시간을 들여 방송을 시청했다. 거슬리는 모습이 있다면, 아니다 싶은 점이 보였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방송'의 특성을 고려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카메라 안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려는 다양한 노력이 집약돼 있다. 그러나 앵글을 벗어나는 순간, 전문 방송인이 아닌 참가자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된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 중 하나라는 것.

어느덧 2026년,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방송은 방송으로만, 서바이벌은 서바이벌로만 보자. 카메라 안과 밖이 똑같을 거란 생각은 당신의 착각이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