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나라현 방문을 마친 뒤 도쿄의 총리 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해산 의사를 집권 자민당에 전달하고, 다음달 8일 총선 실시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일본 여야 정당들이 총선 준비에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공명당은 중도층 표를 확보하기 위해 신당 창당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8일 총선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은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중도 세력 결집을 위해 신당 창당도 염두에 두고 중의원 선거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정권에 맞서기 위해 중도 개혁 노선을 내건 두 정당이 신당을 결성해 비판 세력의 표를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지지통신은 양당이 15일 회담을 열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헌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연정에서 이탈한 공명당에 추파를 보내 왔지만, 자민당과의 연립정권 부활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던 공명당은 이에 응하지 않았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이 임박하자 공명당이 다카이치 정권에 대한 대항 세력을 만들기 위해 신당 창당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모두 당세가 약해지고, 회복에 대한 전망이 그려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도박에 나선 형국이라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신당 결성을 시야에 넣고, 중의원 선거에서 선거 협력을 도모하는 배경에는 당세가 침체되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정책의 보수화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에게 중도 선택지를 제시하고 정권과 대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두 당은 다음달 8일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는 단일 명부를 만들고, 지역구에선 공명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복수의 양당 관계자는 신당은 중의원 의원만으로 창당하고, 참의원 의원은 기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에 남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공명당이 종전에 자민당과 취해온 선거 협력보다 한층 더 강화된 방식이다. 과거 공명당은 연정 이탈 전까지 지역구 투표에서는 상당수의 자민당 후보를 추천해 밀어줬고, 대신 자민당은 지지 세력에 공명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밀어줄 것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선거 협력을 했다.
종교단체인 창가학회에 뿌리를 둔 공명당은 지역구별로 일정한 고정 지지표를 확보할 수 있어 입헌민주당과의 선거 협력 구상이 실현될 경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각 소선거구에서 ‘기초표’를 가지고 있는 공명당이 야당 후보를 지원하면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선거 협력의 과제로 제한된 시간 안에 지방조직의 이해를 얻어 공동투쟁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정을 이루고 있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이미 8일 총선 실시를 상정한 상태에서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다만 두 당은 소선거구에서 후보 단일화 등 협력은 원칙적으로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유신회의 거점 지역인 오사카에서는 자민당도 후보를 적극적으로 옹립할 방침이어서 두 당이 경합하는 선거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14일 저녁 자민당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과 일본유신회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에게 중의원 해산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정기국회 시작일인 23일 바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27일 선거 공시 후 다음달 8일 총선 투개표를 실시하는 일정이 가장 유력한 상태다.
아사히는 오는 23일 중의원 해산, 2월 8일 총선이라는 ‘초단기결전’이 될 중의원 선거로 인해 투개표 준비를 해야하는 지자체들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 포스터, 투표함 등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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