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파업 이틀 만에 타결된 다음 날인 15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막판 협상 끝에 2025년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전격 합의하면서, 이틀동안 이어진 역대 최장 파업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지난해 임금 인상분을 정리한 것인 데다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노사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버스 노사는 버스 파업 이틀째인 14일 밤 11시55분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 특별조정위원회의 2차 사후 조정에서 협상을 매듭지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조정회의는 9시간 넘게 이어졌고, 노사 양쪽이 공익위원의 조정안을 수용하며 끝났다. 이에 따라 15일 첫차부터 서울 시내 버스는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합의안에는 △2025년도 임금 2.9% 인상 △정년 64살로 1년 연장(2027년 7월부터는 65살로 추가 연장) △운행실태 점검제도 논의 티에프(TF) 구성 등이 담겼다. 애초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이 요구했던 임금 3% 인상, 정년 65살 연장, 운행실태 점검제도 폐지 등에 상당 부분 근접한 수준이다. 사쪽과 서울시는 부산·대구 등 다른 지역 임단협 사례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방식(월 근로 209시간)으로 10.3%(+α) 인상안을 내놨다.
협상 타결로 파업은 종료됐으나, 통상임금과 임금 체계 개편을 둘러싼 갈등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쟁점이었던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이번 협상에서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버스 노사 모두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항소심에서 승소한 노조는 판결 전까지 논의를 유보하자는 입장이고, 사쪽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운송조합)은 통상임금을 포함해 임금체계를 개편한 뒤 임금 인상률을 조정하자는 입장이었다.
앞서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도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낸 통상임금 항소심에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짚어보자는 지적이 나온다. 준공영제는 민간이 운영하되, 적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이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2004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공공성 확보와 안정적 운행을 목표로 했지만, 사모펀드가 버스회사를 인수해 시 재정으로 높은 배당을 챙기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경영 개선 없이 쌓인 누적 적자는 세금으로 메워진다는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2016년 2771억원이던 버스 보조금은 지난해 4575억원(예상치)으로 65% 이상 늘었다.
이에 차기 서울시장 출마 후보자들의 준공영제 전면 재검토 요구가 나온다. 여권의 유력 후보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64개 시내버스 업체의 운송적자가 최근 5년 동안 매년 5천억원에 달한다”며 “노선의 특성과 수요에 따라 민영제와 공영제를 구분하는 이원화 모델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라고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MB시절 만들어진 현재 서울의 교통체계는 지속가능성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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