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라는 업적을 보유하고 있는 마인크래프트는 누적 판매량 3억 3천만 장을 기록한 초대형 타이틀이다. 전 세계 인구를 약 80억 명으로 계산하면, 24명 중 1명은 마인크래프트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정 국가나 세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소비되며 하나의 공통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보급률과 접근성 덕분에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정보 기록과 보존을 위한 아카이빙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공간을 만들고, 텍스트를 남기고, 구조물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디지털 보존 수단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금서’를 아카이빙해 둔 곳도 있다. 바로 국경없는 기자회가 제작한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이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언론 자유가 제한된 국가들에서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블로그가 쉽게 차단되는 반면, 마인크래프트만큼은 비교적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검열로 인해 접근이 막힌 기사와 조사 자료를 마인크래프트 맵 안에 도서 형태로 보존하는 가상 도서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마인크래프트 |
이처럼 압도적인 보급률과 접근성 덕분에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정보 기록과 보존을 위한 아카이빙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직접 공간을 만들고, 텍스트를 남기고, 구조물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디지털 보존 수단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금서’를 아카이빙해 둔 곳도 있다. 바로 국경없는 기자회가 제작한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이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언론 자유가 제한된 국가들에서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블로그가 쉽게 차단되는 반면, 마인크래프트만큼은 비교적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검열로 인해 접근이 막힌 기사와 조사 자료를 마인크래프트 맵 안에 도서 형태로 보존하는 가상 도서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검열없는 도서관 |
2020년 공개된 검열 없는 도서관은 고대 로마와 그리스 양식의 신고전주의 건축물로 구현됐고, 마인크래프트 전문 건축 스튜디오 블록웍스가 제작에 참여했다. 약 1,200만 개 이상의 블록이 사용됐고, 건축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됐다. 도서관 내부에는 이집트,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에서 검열된 기사들이 국가별로 정리돼 있으며, 이후 브라질, 에리트레아, 벨라루스, 이란 등으로 범위가 확장됐다.
이 도서관의 책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지만, 제작자가 아닌 이용자는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 구조 덕분에 정보 훼손이나 재검열 위험이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마인크래프트의 쓰임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약 7,000개의 언어가 존재하지만, 평균적으로 2주에 하나씩 언어가 소멸하고 있다. 세계화와 대중 매체의 확산 속에서 영어, 중국어, 아랍어 같은 주요 언어가 공용어로 자리 잡으면서, 소규모 공동체의 언어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엘프달리어 역시 그런 위기에 놓인 언어 중 하나다. 엘프달리어는 스웨덴 중부 엘브달렌 지역에서 약 3,000명가량이 사용하는 언어로, 고대 노르드어에서 갈라져 나와 외부적으로 단절된 중세 시대에 걸쳐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스웨덴 정부는 엘프달리어를 스웨덴어의 방언으로 분류하고 있어 공식 언어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 공동체와 연구자들은 독립 언어로서의 가치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인 게임에서 엘프달리어를 확인할 수 있다 |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엘프달리어 보존에 관심을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윌룸 오그 벨룸(Wilum og Bellum)’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약 15,000단어에 달하는 텍스트를 번역하고, 검토와 재검토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엘프달리어 번역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마인크래프트의 공식 승인을 받아 게임을 엘프달리어로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실제로 마인크래프트 언어 설정에 들어가면 엘프달리어 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아예 문화재를 복원하는 단계까지도 왔다. 영국의 대표적인 중세 요새인 케닐워스 성은 영국 문화유산 관리 기관 잉글리시 헤리티지의 의뢰로 마인크래프트 안에 재현됐다. 이 프로젝트는 1575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방문했을 당시의 성 모습을 기반으로 제작됐고, 현재는 폐허로 남아 있는 성의 전성기 모습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로 복원된 케닐워스 성 |
케닐워스 성은 12세기부터 왕실 요새로 사용되어 16세기 로버트 더들리의 대대적인 개축을 통해 화려한 궁전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후 내전과 고의적인 파괴로 인해 대부분이 붕괴됐다. 마인크래프트로 구현된 복원 모델은 무너진 벽과 사라진 지붕, 내부 구조를 다시 세워, 오늘날 방문객들이 상상으로만 그릴 수 있었던 과거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용자는 스케치팹(Sketchfab)을 통해 마인크래프트로 재현한 케닐워스 성의 3D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Peter Is Here |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인크래프트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까지 아카이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개발사의 모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바티칸이 협력해 선보인 프로젝트 ‘Peter Is Here’는 마인크래프트에서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직접 복원하고 관리하는 체험형 학습 콘텐츠다. 이 프로젝트는 사진측량과 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성당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데서 출발했다.
맵에 방문한 이용자는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실제 성당 보존을 담당하는 산피에트리니의 일원이 되어 복원 작업에 참여한다. 고대 오벨리스크부터 성 베드로의 무덤, 르네상스 시대의 기둥 구조와 베르니니의 발다키노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유산을 단계적으로 다루며 성당의 역사와 구조를 함께 이해하게 된다.
복원 과정에서는 손상 상태를 분석하고 보강 방식을 선택하는 시뮬레이션된 AI 도구가 활용된다. 이용자의 판단은 성당의 외형과 구조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며, 문화재 보존이 단순한 유지 관리가 아니라 지속적인 결정과 책임의 연속임을 체험적으로 보여준다. 복원이 완료되면 탐험 모드로 전환돼, 완전히 복원된 성당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역사적 인물과 상호작용하고 숨겨진 공간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블록 쌓기 게임으로만 보였던 마인크래프트가 이렇게 중요한 기록과 보존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이 마인크래프트에 저장되고, 미래세대로 이어질지 괜히 기대된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