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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보다 서사"…달라진 로맨스 장르 공식

아시아투데이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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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보다 서사"…달라진 로맨스 장르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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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셰프' '아이돌아이'까지 하이브리드 로맨스 인기

'아이돌아이'/ENA

'아이돌아이'/ENA



아시아투데이 이다혜 기자 = 로맨스 드라마가 다시 중심에 선다. 다만 감정의 고조와 연애의 성취를 전면에 내세우던 과거와 달리 범죄·판타지·코미디 등과 결합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로맨스 드라마의 변화는 장르 결합 자체보다 로맨스의 기능 이동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과거에는 인물의 감정선과 관계의 진전이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작품들에서 로맨스는 사건을 움직이는 동력이자 장르적 긴장을 조율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감정은 중심에 놓이되 감정 소모를 앞세우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ENA 드라마 '아이돌아이'가 이 흐름을 잘 보여준다. 유명 여성 변호사가 집에서는 아이돌 팬으로 살아가고 그 아이돌 가수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떠오르며 이야기는 연애를 넘어 법정 미스터리로 확장된다. 이 작품에서 로맨스는 사랑의 성취가 아닌 판단과 선택을 설득하는 감정적 근거로 작동하며 수사와 공방을 밀어 올린다.

지난해 편성된 로맨스 드라마 전반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폭군의 셰프'는 정치적 갈등과 권력 구도를 서사의 축으로 삼아 시청률 성과를 낸다. 이어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회귀와 타임슬립 장치를 활용해 로맨스를 사건 해결 구조 안에 배치한다. 사랑은 결말이 아니라 서사를 움직이는 조건으로 작동한다.

스프링 피버'/tvN

스프링 피버'/tvN



코미디를 결합한 로맨스도 비슷하다.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는 전형적인 남녀 주인공 구도를 비틀며 관계의 진전을 웃음과 관찰의 대상으로 전환한다. 조선 시대 대군과 의적 활동을 하는 노비 출신 여인의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의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익숙한 영혼 체인지 서사를 차용하면서도 신분 질서와 권력 구조를 로맨스의 핵심 갈등으로 끌어들인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로맨스의 확산에는 플랫폼 환경 변화가 맞물린다. OTT 중심의 시청 구조에서는 초반 몰입도와 장르 인식이 성패를 좌우하고 로맨스 단일 장르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 결과 로맨스는 플랫폼 전략 안에서 다른 장르와 결합되는 핵심 요소로 재배치된다. 지상파 역시 가상 역사 설정이나 장르 혼합형 로맨스를 기대작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시간 여행·회귀·영혼 체인지 같은 검증된 장치가 반복될 경우 장르 결합은 또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하이브리드 로맨스가 새로운 시도가 아닌 기본값이 되는 순간 차별성은 설정이 아닌 이야기 설계의 완성도에서 갈리게 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지금의 로맨스 열풍은 감정의 복원이라기보다는 서사 전략의 재배치에 가깝다. 로맨스는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를 관통해 인물의 선택과 판닥을 설득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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