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청. 전북도 제공 |
전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활임금은 지역 노동자의 최소한 생활 보장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이마저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퇴직금 지급을 피하려고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을 반복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노동조합은 15일 자료를 내어 전북도 출자·출연기관의 비정규직 최저 시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북 도내 15개 출자출연기관 가운데 기간제와 임시·일용직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기관은 6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 설명을 들어보면 전북도의 2025년 생활임금(시급)은 1만2014원인데, 콘텐츠융합진흥원은 기간제 노동자에게 1만1136원, 테크노파크는 1만1251원, 에코융합섬유원구원은 1만1000원을 적용했다. 전북연구원은 임시 일용직에 법정 최저임금 수준인 1만30원을 줬고, 여성가족재단과 문화관광재단도 같은 금액을 적용하고 있었다.
노조 쪽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전북도의 생활임금 조례 단서 조항을 꼽았다.
전북도가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해 출자·출연기관 기관의 노동자에게 적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단서 조항으로 국비와 시·군비로 고용되는 노동자는 제외하도록 하고 있어 임시·일용직 차별을 용인한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조항이 공공기관들이 국비 사업 등을 이유로 임시직 노동자에게 생활임금 적용을 회피하는 근거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9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고용 관행을 지적하면서 퇴직금 회피를 위한 11개월 채용의 꼼수를 지적한 것을 언급하면서 전북도 출연·출자 기관에서 발생한 쪼개기 계약 문제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노조와 상담을 진행한 한 임시직 노동자는 10개월 고용을 반복하고 있어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연차 휴가 등에서도 차별받고 있었다”며 “모범사용자가 되어야 할 공공기관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상시 필요 인력에 대해 10~11개월 고용을 관행으로 하거나 생활임금조차 적용하지 않고 차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출자·출연 기관과 위탁 계약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차별 없이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전북도와 14개 시·군에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고용 관행 점검과 상시 인력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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