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에 불만…객차에 휘발유 붓고 불 질러
넘어진 임산부 일어나자 불길 붙어…살인미수 혐의 추가돼
넘어진 임산부 일어나자 불길 붙어…살인미수 혐의 추가돼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주말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15일 서울고법 형사2부(김종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모(68)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원 씨는 지난해 5월 31일 오전 8시 42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으로 향하는 열차 4번째 칸에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31일 60대 남성 원모씨가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으로 향하는 열차 4번째 칸에서 방화했던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
15일 서울고법 형사2부(김종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모(68)씨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원 씨는 지난해 5월 31일 오전 8시 42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해 마포역으로 향하는 열차 4번째 칸에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객차 안에는 487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기름통을 들고 열차에 탑승한 원 씨는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옷가지에 불을 붙였다. 당시 그는 토치 등의 도구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은 20초 만에 객차 전체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열차 안에 있던 승객 400여 명이 터널을 통해 대피하다 21명이 연기 흡입과 발목 골절 등 부상을 입은 채 병원에 이송됐다. 또 차량 일부가 불에 타 3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에 대해 한 매체에 “영화 ‘부산행’처럼 수십 명이 소리 지르고 달려와서 아수라장이 됐다”며 “흰 연기가 열차 내에 다 퍼지고 상황이 많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승객 중 한 명이었던 임신부는 불이 붙기 2~3초 전 휘발유에 미끄러져 넘어진 뒤 신발 한 짝을 벗어둔 채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했다.
또 ‘창문을 깨야 한다’, ‘나가야 한다’ 등 다급한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으며 승객들은 비상 핸들을 작동해 열차를 멈춘 뒤 출입문을 열어 유독가스를 배출했고, 일부 승객은 객실 내 소화기로 불길을 진화하기도 했다.
원 씨는 이혼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채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열흘 전 휘발유를 구매하고 전날 하루 동안 1·2·4호선을 오가며 범행 기회를 노렸다.
검찰은 “휘발유의 특성상 화염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대피가 조금만 늦었어도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수 있다”면서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뿐 아니라 탑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도 추가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일반신뢰를 크게 저해했고 극히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면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을 다시 봐도 양형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