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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판사 심판" 석궁 쏴버렸다...전직 교수의 '끔찍 테러'[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박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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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판사 심판" 석궁 쏴버렸다...전직 교수의 '끔찍 테러'[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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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 전 교수는 복직 소송에서 패소하자 "개판 같은 재판"이라며 앙심을 품고 재판장이었던 박 부장판사의 집을 찾아가 석궁을 쐈다.

박 부장판사가 도움을 요청하자 아파트 경비원과 운전기사가 달려와서 김 전 교수를 제압했다. 박 부장판사는 옷을 갈아입은 후 구급차를 타고 서울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성균관대 조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하자…학교 상대 소송

김 전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를 거쳐 미시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1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1993년 수학과 조교수로 재임용됐지만 1995년 10월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했다. 이어 1996년 2월에는 조교수 재임용에서 제외됐다.


김 전 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성균관대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그는 1998년 이민을 떠났고 뉴질랜드와 미국 등에서 무보수 연구교수로 지내다 2005년 3월 귀국했다.

그리고 같은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수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또다시 원고 패소 판결했고, 김 전 교수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였던 서울고법 민사2부는 2007년 1월 12일 김 전 항소를 기각했다.



판결 사흘 후 재판장 집 찾아가 '석궁' 발사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MBC 뉴스 갈무리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MBC 뉴스 갈무리


김 전 교수는 항소심 판결 사흘 뒤인 2007년 1월 15일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자택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잠실 한 아파트에 찾아갔다.


김 전 교수는 박 부장판사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리자 1.5m 거리에서 석궁을 발사했다.

석궁은 박 부장판사의 복부에 꽂혔다. 박 부장판사는 좌복부에 깊이 1.5~1.8㎝, 직경 1㎝ 상해를 입었으나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어 다행히 장기를 다치지 않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당시 병원 관계자는 "화살이 다행히 복강을 뚫지 않아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환자의 의식 상태도 또렷했다"고 설명했다.


징역 4년 선고받자 불복…서울구치소서 법학 매진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뉴시스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뉴시스


김 전 교수는 박 부장판사를 테러할 의도를 갖고 석궁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1주일에 1회 정도 60, 70여발씩 석궁을 발사하는 연습을 했으며 7차례나 박 부장판사의 거주지 주변을 찾아가 귀가 시각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체포 과정에서 "국민의 이름으로 썩은 판사를 심판하려 했다"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서에서도 "합법적으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는데 법을 무시하는 판사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직접 따지러 갔다. 바라는 것은 법을 무시하는 판사들, 사법부가 얼마나 썩었는지…"라고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석궁으로 박 부장판사를 위협한 건 맞지만 화살은 우발적으로 발사됐고 박 부장판사는 맞지 않았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같은 해 10월 상해 등 혐의에 대해 김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박 부장판사의 상처가 '석궁 발사로 인한 상해'라는 증거가 없다며 해당 판결에 불복했다. 그는 재판부가 실정법을 어기면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서울구치소에서 법학 공부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도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왼쪽부터) 책 '부러진 화살'표지, 영화 '부러진 화살' 포스터 이미지

2007년 1월 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왼쪽부터) 책 '부러진 화살'표지, 영화 '부러진 화살' 포스터 이미지


해당 사건은 이후 책과 영화에서도 다뤄졌다. 2009년 소설 '부러진 화살'로 출판됐으며 2012년 같은 이름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재조명받았다.

다만 영화의 경우 극적 연출을 위해 실제 상황을 왜곡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관객으로 하여금 "타락한 사법부 때문에 김 전 교수가 누명을 썼다"는 인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영화는 영화로 보라"며 "100% 사실이라는 둥, 90% 사실에 10%를 섞었다는 둥, 영화를 사실로 보라는 둥, 이따위 얘기는 믿지 말라. 허구를 동원해 대한민국 사법부를 비판한 영화"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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