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
도심형 AI 데이터센터·‘유지니아’로 외연 확장
유휴부지 활용해 ‘미래 먹거리’로 플랫폼 전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레미콘 회사로 알려진 유진그룹이 변신을 기획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확보됐던 토지 자산을 건설 외 사업에 결합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도심형 AI데이터센터 건립과 콘텐츠 스튜디오 건설 사업이 그들이다. 만년 레미콘 회사가 AI 시대를 맞아 콘텐츠·인프라 전략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도심형 ‘AI데이터센터’… 초저지연 가능
유진그룹 계열사 동양은 최근 ‘도심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AI·클라우드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데이터센터를 기업의 장기 운영형 인프라 자산으로 보고 사업을 준비해 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유진의 접근은 기존 레미콘 사업의 ‘확장’에 가깝다. 레미콘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입지 경쟁력과 물류·전력 접근성이라는 자산을 미래 인프라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자산의 쓰임을 바꾸는 셈이다. 데이터센터 역시 개별 프로젝트가 아닌 플랫폼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동양은 부천과 인천 구월동을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 인프라 구조로 설계했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네트워크 구성과 데이터 흐름 측면에서는 하나의 데이터센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고민도 있다. 도심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거주 주민들의 ‘건설 반대’ 민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에 대비해 설계 단계부터 대응책도 마련했다. 동양측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동양이 짓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타 사례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약 25% 정도 낮은 수준으로 지어진다. 여기에 추가해 소음 저감 설비에 23억원, 진동 방진 설비에도 5억원을 배정해둔 상태다.
도심형으로 지을 경우엔 장점이 더 많다. 서울 주요 업무권역과 가까운 입지인 덕분에 지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AI 추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10ms~50ms의 초저지연 서비스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AI 추론, 금융·콘텐츠·게임 등 지연에 민감한 수요를 겨냥한 구조다.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도심 인접 거점은 장점이다. 사업 추진 부지는 기존에 산업시설이 위치했던 부지라는 점 때문에 전력 인입 여건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덕분에 대규모 추가 인프라 구축 부담이 적다. 동양은 차세대 엔비디아 GPU 칩 구동이 가능한 AI 연산 환경에 맞춰 고집적 설계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유진이 개발중인 삼정동 AI 데이터센터는 대지면적 3593㎡에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1만736㎡ 규모로 조성된다. 약 9.8MW급 AI 연산 특화 데이터센터로, 향후 수도권 확장을 염두에 둔 표준 모델 역할을 맡는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부천과 인천처럼 하나로 통합된 디지털 인프라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수도권 자산들 중 비교적 근접한 지역에서 또 다른 거점형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 지역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유지니아 전경 [유진] |
▶파주, 유지니아 스튜디오… 대규모 촬영 최적화
유진그룹이 보유한 대규모 토지 자산이 스튜디오로 변화한 것도 이색적이다. 유진그룹은 지난 2024년 초 파주시 야당동에 ‘스튜디오 유지니아’ 준공식을 열었다. 모두 4개 동에 각 동별 15미터에 이르는 높이 덕분에 드라마나 콘서트 등 대규모 촬영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초기 출연자만 100명에 이르는 화제의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유진그룹은 당초 이 부지를 대여 목적의 야구장과 철강제품 야적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대규모 스튜디오를 지으므로써 주변 환경 분위기까지 새롭게 변신했다.
스튜디오 유지니아 관계자는 “보안을 이유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다른 스튜디오와 달리 스튜디오 조경에 중심을 둬 마을 분위기를 개선했고, 스튜디오의 부지 일부를 도로로 개발해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내부에는 제작진이 편히 머무를 수 있는 부대시설도 마련됐다. 스튜디오별로 개별 피팅룸과 화장실이 구비된 15평 규모의 VIP 대기실 4개, 7~8평 규모의 일반 대기실 4~7개 외에도 다목적 로비, 12~14평 규모의 회의실, 7평 규모의 의상실 등이 있다.
가동률은 놀라울 정도다. 촬영 계획 일정이 수개월씩 밀려있고 최근까지 1년 넘게 거의 ‘풀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원과 설비가 동원되는 경연 프로그램,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수요가 늘고 있어, 스튜디오 유지니아는 방송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튜디오 중 한곳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촬영 및 사용 계획 일정이 모두 차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