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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경고등’에…산업장관-3사 경영진 대책 논의

이데일리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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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경고등’에…산업장관-3사 경영진 대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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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터리 계약 잇단 무산에,
‘한국판 IRA’ 추진 동력도 약화
“제2의 석화 안되도록 고민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 이차전지(배터리) 산업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정부와 국내 배터리 경영진이 비공개 만남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일행이 지난해 10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일행이 지난해 10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부)


15일 산업통상부 및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모처에서 배터리셀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부사장급 임원 등 업계 주요 관계자와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현재 배터리 업계의 상황은 좋지 않다. 배터리 3사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보급 확대 전망 속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공장을 대대적으로 지었으나 전기차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며 공장을 놀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전기차 세제혜택도 중단했다.

미국 내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 생산 계획 축소에 나서며 자연스레 미국 자동차 회사와 합작 중인 한국 배터리 공급계약도 잇따라 취소 중이다. 지난 연말 취소된 계약 규모만 2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전폭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기업의 약진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도 여의치 않다.

수출액 수치만 보면 배터리업계의 현 상황은 현재 구조개편을 진행 중인 석화·철강업계보다 더 나쁘다. 지난해 국내 이차전지 수출액은 11.9% 줄어든 72억 3000만달러(약 10조 6000억원)로 감소 폭이 미국 고관세 직격을 맞은 철강이나 자동차,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보다 더 크다.

배터리업계는 이날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재 배터리 같은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국내 설비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를 미국처럼 전기차 생산량에 비례해 세제 혜택을 주는 쪽으로 확대 개편해야 글로벌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 7월께 이에 대한 도입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현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려면 재정경제부와의 공감대 아래 세법 개정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재정 당국은 당장 석화·철강 세제 지원을 대폭 늘린 상황이어서 기업에 세수 혜택을 주는 새 제도 도입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김 장관은 이날 이 같은 현 정부 내 논의 현황을 공유하고 업계 스스로의 자구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화업계처럼 흘러가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지원 노력을 이어가겠지만 현 상황이 석화업계처럼 흘러가지 않도록 업계 스스로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해 달라, 함께 활로는 모색하자는 취지의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정부가 배터리업계에도 석화업계 같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부는 부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화업계처럼) 자발적 구조조정을 전제로 정부가 지원하거나 배터리 기업 수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