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병원 가야 하는데”…최장 버스 파업 노인들 일상이 멈췄다 [세상&]

헤럴드경제 전새날
원문보기

“병원 가야 하는데”…최장 버스 파업 노인들 일상이 멈췄다 [세상&]

속보
장동혁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與 수용 촉구 단식 시작"
협상 타결로 15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
“긴급 이동 대비한 교통 매뉴얼 필요”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1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버스 출발대기 안내가 표시되어 있다. 이상섭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1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버스 출발대기 안내가 표시되어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하면서 파업은 종료됐지만, 파업 기간 노인층은 상당한 이동 불편을 겪었다. 대체 교통수단 이용이 쉽지 않은 일부 노인들은 외출 자체를 줄이거나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업 기간 서울 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에서는 운행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오랜 시간 대기하다가 주변 시민의 설명을 듣고서야 파업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파업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 취지를 둘러싸고, 이를 임금 체계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협상 결렬에 따라 13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14일 타결되면서 파업은 이틀 만에 종료됐고, 버스 운행은 15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정상화됐다.

이 과정에서 노인들은 대체 교통수단 이용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70대 김모 씨는 “지하철은 역까지 20분은 걸리고 계단도 많아 무릎이 아픈 사람에게는 이용이 쉽지 않다”며 “빙판길에 잔뜩 긴장하면서 겨우 걸어왔더니 평소보다 지하철에 사람이 더 몰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직접 운전이 어렵거나, 택시 요금 부담과 호출 방식에 대한 어려움으로 대체 교통수단 선택지가 제한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70대 정모 씨는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인데 파업인 줄 모르고 한참 기다렸다”며 “택시는 워낙 비싸 타본 적도 거의 없는 데다가 (호출) 앱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번 파업은 협상 타결로 마무리됐지만,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노인층의 이동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활동 인구를 중심으로 설계된 교통 체계가 비상 상황에서 노인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집단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병원 방문 등 긴급한 이동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파업이나 운행 중단 시 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을 연계할 수 있는 긴급 교통 대응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