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점주 측 승소…대법 상고기각
대법 “차액가맹금 215억 반환해야”
“차액가맹금 계약, 구체적 의사 합치 있어야”
대법 “차액가맹금 215억 반환해야”
“차액가맹금 계약, 구체적 의사 합치 있어야”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프랜차이즈업계 최대 이슈인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왔다. 대법원은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피자헛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맹가액금을 받은 게 맞다며 약 215억원을 돌려주라는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5일 가맹점주 94명이 한국피자헛을 상대로 낸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차맹가액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에 붙이는 유통 마진이다. 점주들은 시중에서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맹본사가 권유하는 식자재를 사야 한다. 점주들은 피자헛이 로열티와 별도로 차액가맹금을 부과하면서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해당 차액가맹금이 ‘정당한 납품 마진’이 아니라고 봤다. ‘부당하게 숨은 마진’이라고 보면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이익 창출 구조는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대법원은 “가맹사업자와 가맹본부 사이에 차액가맹금을 수수하려면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며 “수수를 위해선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가맹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묵시적 합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2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 결과는 프렌차이즈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피자헛 뿐만 아니라 교촌·bhc·푸라닭·bbq·베스킨라빈스 등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수십 건 이상 진행 되고 있다.
앞서 1·2심 재판부도 피자헛 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한국피자헛 측은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오랜 거래 관행상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17민사부(부장 김성원)는 2022년 6월 점주들 측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피자헛 측이 75억원을 점주들에게 배상하라고 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가맹계약에 가맹점주들이 피자헛에 차액가맹금 형태로 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한 명시적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인보이스(송장)에 피자헛이 납품한 물건의 가격에 일정한 차액이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내용도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2심도 점주들 측 승소였다. 특히 2심 재판부는 차액가맹금 지급액 및 지급비율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지 않던 과거 시기까지 부당이득의 범위를 확대해 배상액을 크게 늘렸다. 215억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19-3민사부(부장 손철우)는 지난 2024년 9월 이같이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사전 합의 없는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며 “가먕계약에 가맹금 중 차액가맹금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피자헛 측의 차액가맹금 수령을 정당화하는 근거나 합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부터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는 경우 그 수령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필요하다는 법리를 명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사실을 인정하려면 양측의 사회ㆍ경제적 지위, 가맹계약 체결 경위,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여부, 가맹본부가 법적 불확실성이나 과징금 부과 등 불이익을 무릅쓰면서까지 합의 내용을 가맹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가맹점 사업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점주 측을 대리한 현민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선고 직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며 “이번 판결은 필수품목 지정권을 남용해 가맹본부가 부당한 ‘통행세’를 수취하던 후진적 관행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현명하고도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변호사는 “지금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깜깜이 마진인 차액가맹금 구조에서 벗어나 매출 이익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로열티 기반 모델’로의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가맹본부와 점주가 갑을 관계를 넘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진정한 상생의 프랜차이즈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