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용인 산단 소송 패소’ 환경단체 “재판부가 문제의 본질 다루지 않아”

한겨레
원문보기

‘용인 산단 소송 패소’ 환경단체 “재판부가 문제의 본질 다루지 않아”

서울맑음 / -3.9 °
현재 용인 반도체 산단에 건설 중인 에스케이하이닉스의 1호 공장의 모습. 에스케이하이닉스 제공.

현재 용인 반도체 산단에 건설 중인 에스케이하이닉스의 1호 공장의 모습. 에스케이하이닉스 제공.


지역 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정부의 승인이 무효”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은 지역별 전력 수급의 불균형이나 그에 따른 지역간 불균형 발전이란 이번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을 낸 기후솔루션과 경기환경운동연합은 15일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 전력 수요를 수반하는 산업단지가 어떤 전력 수급 구조 위에서 추진돼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고 이번 판결을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재생에너지 조달과 전력 계통 수용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전 10기가 넘는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초대형 산업단지가 추진될 경우, 기업 경쟁력과 국가 기후 목표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짚고자 했다”면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확보와 전력 수급 계획의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기틀을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이 더욱 아쉽다”고 짚었다.



이들은 “향후 이 사안을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 계통 제약, 재생에너지에 불공정한 전력 시장 제도라는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 과제로 다뤄나갈 것이다. 항소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응은 신중히 검토하되,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이 함께 성립할 수 있는 에너지 조건을 만드는 데에 역할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기후솔루션의 최호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기후변화영향평가 대상 지역 외에 거주하는 원고들에게도 산업단지계획 승인의 효력을 다툴 원고 적격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전력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계획인데, 행정청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해서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사법부가 전력이나 재생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본격 판단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사법부로서는 그 정책의 타당성 여부까지 다루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는 “이 사안의 본질은 지방에서 생산한 대량의 에너지를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것이 국가의 에너지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전국의 균형적인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의 판결은 송전망을 최소화하고, 반도체 산단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이 운동의 취지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회에서 중요한 사안은 시민의 운동과 정치로서 바꾸는 것이지 법원의 판결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안도 시민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지역 주민과 환경운동가 15명 등이 제기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 처분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2025년 초 용인 주민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과 경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등 15명은 이 계획의 기후변화영향평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부 누락했다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