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韓펀더멘털과 안맞아”
대미 투자 이행 국면서 경계 해석
환율 12.5원 내린 1465원 개장
대미 투자 이행 국면서 경계 해석
환율 12.5원 내린 1465원 개장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의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인다며 이례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미국이 원화 약세를 관리가 필요한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과도한 환율 변동이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두 개입 영향으로 1480원선을 바라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이어지던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관련기사 3면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베선트 장관이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회동하며 원화 가치 하락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베선트 장관은 “최근의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두 개입 영향으로 1480원선을 바라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이어지던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관련기사 3면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베선트 장관이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회동하며 원화 가치 하락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베선트 장관은 “최근의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장관이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와 관련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개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미 재무부가 원화의 ‘의도적 약세 가능성’을 경계하는 입장을 주로 밝혀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메시지는 최근 원화 급락 흐름을 미국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배경에는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문제도 있다. 한국은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총 3500억달러(약 51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약속했으며, 이 중 연간 약 200억달러가 올해부터 집행될 예정이다.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하면 투자 집행 과정에서 환율 부담이 커져 이행 속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미국 측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보도자료에서 베선트 장관이 구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원화 가치 문제와 함께 한·미 간 무역 및 투자 협정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 협정이 미국과 한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고, 미국 산업 역량의 부흥을 촉진할 것”이라며 투자 이행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양국이 만난 지 이틀 만에 관련 발언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의 사전 교감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미 재무당국은 지난해 10월 환율 정책 협의에서 환율 정책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모니터링 대상에 외환시장 ‘안정’을 추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한국 측이 이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메시지 발신을 유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5일(한국시간)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 환시 종가 대비 9.70원 내린 1464.0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뒤 처음으로 하락 마감한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내린 1465.0원에 개장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당국의 구두개입이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추세 전환까지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역시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에 나선 점을 언급하며 “한·미·일 재무장관의 외환시장에 대한 동반 구두개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