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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 ‘주사 이모’와 나비약, 일상 파괴할 ‘빨간 줄’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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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 ‘주사 이모’와 나비약, 일상 파괴할 ‘빨간 줄’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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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연루된 이른바 ‘주사 이모’ 논란이 연일 보도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병원이 아닌 자택, 차량 등 밀폐 공간에서 무면허자에게 주사 시술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마약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사태는 연예계 가십을 넘어 우리 사회가 법의 경계선을 얼마나 위험하게 넘나들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편리함과 미용을 위해 선택한 주사 한 대가 당신을 전과자로 만들고,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법적 쟁점은 ‘무면허 의료행위’의 엄중함이다.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약 영리 목적으로 상습 시술을 했다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적용돼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많은 이들이 “스케줄이 바빠서 의사를 불렀을 뿐”이라며 해명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술자가 무면허임을 알고도 적극 요청했다면, 환자 역시 무면허 의료행위의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의료계 내부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주사 이모’가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나 마약류가 도대체 어떤 경로로 유출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일부 의료진의 방조나 부주의, 심지어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처방전이나 약물을 유통하는 행위는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저버린 처사이자 명백한 범죄다. 법원은 최근 의료인의 마약류 오남용 방조에 대해 면허 취소 등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불법 의료와 약물의 그림자는 우리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도 침투하고 있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나비약’이라 불리는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다이어트 꿀팁’처럼 공유하며 불법 거래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이는 현행법상 엄연한 ‘향정신성 의약품’ 위반이다. 청소년은 신체·정신적 성장이 완성되지 않아 약물 오남용 시 뇌 신경망에 영구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우울증이나 환각 등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이 성인보다 훨씬 높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현실은, 호기심이나 외모에 대한 욕심으로 손을 댄 약물이 그들의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마약류 관리법 위반 전과는 이른바 ‘빨간 줄’이라 불리는 범죄 기록으로 남아, 향후 취업이나 해외 비자 발급 등 사회 진출의 모든 문턱에서 발목을 잡게 된다.


최근 열풍인 위고비나 삭센다 같은 비만치료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반드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이를 마치 쇼핑하듯 온라인 또는 개인 간 거래하는 행위는 약사법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의료 행위는 오직 국가가 공인한 안전한 시스템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주사 이모’를 찾는 은밀한 손길과 마약류 약물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다음 행선지는 수사기관의 조사실이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범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감시와 교육에 나서야 한다. 의료계는 약물 관리의 엄격한 윤리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건강과 아름다움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지켜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