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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리운전을 통해 귀가한 50대 남성이 주차장에서 차에 방치돼 숨진 사건과 관련, 대리기사가 지구대에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일 오후 9시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통해 자신이 사는 평택시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왔다.
대리운전 기사 B 씨는 A 씨를 차에 남겨두고 떠났고, A 씨는 이튿날 오전 8시 55분께 차량 뒷좌석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부검 결과 ‘기도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A 씨가 잠든 상태에서 구토해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대리기사 B 씨는 A 씨가 만취해 인사불성이 돼 집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헤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술자리에 함께 한 지인의 대리호출을 받고 “평택 법원 근처 ○○ 아파트”라고 하는 말만 들은 채 운행을 시작했다 한다.
그러나 법원 근처에 비슷한 이름의 아파트가 여럿 있어 B 씨는 정확한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 A 씨도 술에서 깨지 않아 B 씨는 오후 9시 28분께 평택지구대로 차를 몰고 갔다.
B 씨는 지구대에서 A 씨의 집을 못 찾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A 씨의 어깨를 흔들거나 허벅지를 주무르고, 찬물에 손가락을 담그는 등 신체 반응을 확인했지만 A 씨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B 씨는 A 씨를 맡아달라 했으나 경찰은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B 씨는 이에 A 씨를 데리고 6분여 만에 다시 차를 몰고 지구대를 떠났다.
이후 B 씨는 겨우 A 씨 아파트를 알아낼 수 있었다. 차량 앞 유리에 아파트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대리호출을 한 A 씨의 지인에게 운행 종료 사실을 알리고, 그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전송했다. 이후 시동을 켜둔 채 창문을 조금 내리고 현장을 떠났다. A 씨는 다음날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유족은 연합뉴스에 “대리기사는 주소를 몰라 경찰을 찾은 것인데, 살아있는지만 확인하고 그대로 돌려보낸 점에 대해 (매뉴얼대로 조치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뒷주머니에 지갑이 있었는데, 주민등록증이라도 확인해줬다면 어땠을까”라고 토로했다.
경찰은 지구대 근무자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근무자들은 당시 대리기사가 누군가와 통화한 뒤 지구대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는 ‘집을 찾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경찰관들이 A 씨 신원 파악을 위한 노력이나 구급차를 부르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조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유족들에게 모두 밝히고, 국가배상 등 진행할 수 있는 절차에 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