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YTN 언론사 이미지

[사건X파일] "아버지, 2년간 연락 끊으시면 9천만원 드릴게요"말 듣고 분개한 父의 선택

YTN
원문보기

[사건X파일] "아버지, 2년간 연락 끊으시면 9천만원 드릴게요"말 듣고 분개한 父의 선택

속보
서울 구룡마을 큰불 여파로 양재대로 일부 통제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월 15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수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가족이라는 이름은 모름지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울타리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 울타리가 언제나 견고한 것만은 아니죠. 내가 이만큼이나 지원을 하고, 이 정도로 희생했음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단 왜곡된 인식,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분노는 때로 가족 모두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로 남곤 합니다. 예고도 없이 아들의 집에 들이닥친 80대 남성 A 씨. 아들은 대화를 거부한 채 집을 나섰고 그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의 분노는 황당하게도 며느리에게 향했습니다. 그리고 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며느리는 무려 7차례나 찔리고 말았죠. 며느리에게 칼을 휘두른 이 남성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미수. 검찰은 징역 6년을 구형했습니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주장은 정면으로 엇갈렸죠. 살인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단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이 판단은 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 지점에서 '살인미수'와 그렇지 않은 범죄의 경계가 갈리기 때문인데요. 과연 재판부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그리고 이 사건과 비슷한,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 같은 사건들도 종종 보도되곤 하는데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이수현 : 안녕하세요, 이수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가정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단 그 자체가 말이죠.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먼저 짚어주실까요?

◆ 이수현 : 사건은 24년 1월 10일 오전 8시 20분경,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80세였던 시아버지 A 씨는 예고 없이 아들 부부의 집을 찾아갔는데요. 아들에게 '왜 자신을 수신 차단했느냐'고 따져 물었으나, 아들이 대화를 거부하고 집을 나가버리자 안방에 있던 50대 며느리 B 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A 씨는 며느리의 등, 어깨, 팔 등을 무려 7차례나 찔렀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손자에 의해 제압되면서 범행이 중단되었습니다. 다행히 며느리는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늑골 골절과 다발성 심부열상을 입는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 이원화 : 이 남성이 주장하는 걸 보면, '내가 이만큼이나 해줬는데' 이 분노가 상당해 보이는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로 지원을 했고, 아들 측에서 어떻게 행동했기에 그 정도의 분노가 쌓였던 건지. 어땠나요?

◆ 이수현 : A 씨는 과거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해 왔습니다. 특히 아들이 서울대에 진학한 1992년부터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학비와 생활비로 보냈고, 수천만 원의 결혼 자금까지 대주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죠. 하지만 아들이 결혼한 뒤부터 불화가 쌓이기 시작했는데요. A 씨는 아들이 명절 선물이나 식사 대접도 하지 않고, 감사의 말 한마디 없다는 것에 큰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2022년경에는 아들로부터 '2년간 연락하지 않으면 9,000만 원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실제로 돈을 받은 뒤 연락을 끊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새해가 되어도 아들 내외가 연락이 없고 전화까지 차단되자, '네가 시집온 뒤 가문이 파탄 났다'는 왜곡된 분노가 며느리에게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사실 저도 부모입니다만, 이런 말들 많이 하잖아요. '자식에게든, 누구에게든 무언가를 지원하거나 베풀 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기대하면 안 된다.' 그런데 사실 머리론 아는데 현실에선 쉽지 않기도 한 부분이죠. 아무튼, 이 며느리, 다행히도 목숨을 건졌습니다. 상처는 컸지만요. 그렇다면 이 남성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 것이냐가 중요해지는데 검찰은 살인미수를 적용했습니다. 어떤 이유였죠?


◆ 이수현 : 검찰은 범행의 위험성과 반복성에 주목했습니다. 우선 사용된 흉기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공격 부위가 등과 어깨, 가슴 부위 등 주요 장기가 인접한 곳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특히 며느리가 피를 많이 흘리며 쓰러졌음에도 7회나 계속해서 찌르려 했던 점, 손자가 제지하지 않았다면 사망이라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단순 상해가 아닌 살인의 고의가 있는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한 것입니다.

◇ 이원화 : 반면 가해남성 측에서는 '살인미수는 아니다'란 주장을 했었죠? 어떤 논리, 어떤 점을 근거로 들었죠?

◆ 이수현 : 피고인 A 씨는 재판 내내 '죽일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변했습니다. 그저 며느리에게 겁을 주어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이죠. 구체적인 근거로는 당시 사용한 칼이 미리 준비한 살상용 무기가 아니라, 현장에서 과일을 깎으려고 들고 있었던 '과도'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즉,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고, 공격 또한 가볍게 찌르려 했던 것이지 생명을 뺏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 이원화 : '죽이려던 건 아니다'라는 말, 이게 법적으로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지. 실제 재판에서 이런 주장이 판단기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나요?

◆ 이수현 : 법적으로 '살해의 고의'는 반드시 확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내 행위로 인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80세의 고령이라 하더라도 흉기로 인체의 주요 부위를 수차례 깊숙이 찌르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과만 받으려 했다'는 주관적인 진술보다는 7차례라는 공격 횟수, 그리고 찌른 부위 등 객관적인 범행 양상이 고의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이 남성이 계속 강조하는 게 '과일을 깎으려던 칼이었다.' 즉 과도였단 점이거든요. 흉기의 종류가 양형이나 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까?

◆ 이수현 : 네,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흉기를 미리 준비했느냐는 부분 때문인데요. 즉, '계획적 범행' 여부를 가르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등산용 칼이라던가 미리 구입한 흉기였다면 살인의 고의가 더욱 명확하게 인정되어서 가중 처벌 대상이 됐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과도'를 사용한 경우, 피고인은 '우발적'임을 주장하는 도구로 활용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흉기의 종류가 무엇이든 그 흉기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치명성과 사용 방법을 더 중요하게 보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작은 과도라도 심장이나 주요 혈관을 겨냥했다면 살인 도구로 간주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 이원화 : 실제 검찰 구형량이나 선고 결과를 떠나서요. 만약 이 사건을 변호사님이 맡으셨다하면 어떤 혐의로 몇 년형 생각하실 것 같으세요?

◆ 이수현 : 변호사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은 죄질이 매우 불량합니다. 자신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보답이 없다는 이유로 아들도 아닌 무고한 며느리를 공격한 점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죠. 저는 검찰이 적용한 살인미수 혐의에 구형과 같이 6년 정도가 적절다고 생각은 되는데요, 다만 피고인이 80세의 고령이고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는 법률상 감경 사유를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는 실형 3년에서 5년 사이가 법정형의 균형점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원화 : 재판부 판단은 어땠습니까?

◆ 이수현 :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살인미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수십 년간 '내가 해준 만큼 보답 받지 못하고 있다'는 왜곡된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지적했고, 80세가 넘은 나이에 이러한 편향된 인식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고령인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그리고 사건 직후 5,000만 원을 공탁하는 등 나름의 피해 회복 노력을 한 점을 참작하여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사건에서 재판부가 양형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뭘지도 궁금한데요, 가령 흉기를 미리 준비했느냐, 혹은 피해자가 얼마나 크게 다쳤냐, 공격 횟수라든지, 범행 이후 태도 뭐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 포인트가 되곤 하죠?

◆ 이수현 : 결국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피고인의 범죄 전력이나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어느 정도인지를 양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판단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피고인들에게 똑같이 존속 살해미수 혐의가 적용되었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 사례가 있는데요. 먼저 '아버지를 공격했지만 집행유예가 선고된 아들의 사례'가 있습니다. 이 아들은 오랜 기간 어머니를 폭행해 온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구하려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던 건데요. 재판부는 아들이 아무런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 동기가 어머니를 구하려다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는 점, 피해자인 아버지가 아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반면에 시어머니를 공격해서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된 며느리 사례도 있는데요. 이 며느리는 돈 문제로 다투던 중에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격분해서 뚜렷한 살의를 품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특히 이 며느리는 과거에 이미 범죄 전력이 있었던 데다 범행 동기도 정당화될 이유가 없고, 피해자인 시어머니가 강력하게 처벌을 원했다는 점이 무거운 형량의 결정적 이유가 됐습니다.

◇ 이원화 : 방금 살펴본 사건처럼 가족 간의 폭력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보도되곤 하는데. 이걸 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요.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이 정도 사건이면 이혼사유로는 충분한가요?

◆ 이수현 : 네, 민법 제840조 제3호와 제4호에 명시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규정하고 있는데,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살해하려 한 행위는 명백한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합니다. 이 정도의 신체적 위협이 발생했으면 혼인 관계의 기초가 되는 신뢰와 안전이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보여지고요. 이로 인해서 이혼 청구가 충분히 받아들여집니다.

◇ 이원화 : 직접 가해자는 시아버지입니다. 물론 사건에 따라 시어머니, 장인, 장모님이 될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남편이나 아내에게도 이혼에 대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건가요? 그리고 위자료 청구도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 대상은 누구인지도 말씀주시죠.

◆ 이수현 : 가해자는 시아버지이지만, 만약 남편이 아버지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면서도 방치했거나 며느리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면 남편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청구의 경우, 직접 흉기를 휘두른 시아버지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동시에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남편에게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 이원화 : 네, 그래서 실제로 이혼 소송을 하면서 위자료 청구의 대상을 상대 배우자뿐만이 아니라 시아버지라든지, 아니면 장모님이라든지 이런 분들한테도 같이 청구하는 경우들이 실무상으로도 좀 있죠. 실제 이런 비슷한 사건을 겪은 피해자라면, 형사나 민사소송에서 어떤 것들을 준비하는 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까요?

◆ 이수현 :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되는 것입니다. 사건 직후의 상해 부위 사진, 진단서, 그리고 당시 상황이 녹음되거나 목격된 진술이 핵심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손자의 목격 진술이 결정적이었죠. 또한, 과거로부터 받았던 폭언이나 협박 문자가 있다면 모두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이는 범행의 동기나 지속성을 증명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민사상으로는 치료비 영수증과 향후 치료에 필요한 추정서 등을 꼼꼼히 챙겨 손해액을 산정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채널 [YTN LIVE] 보기 〉
[YTN 단독보도]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