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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직 가능에 워라밸까지…'공천헌금' 논란 반복되는 기초의원 공천

뉴스1 권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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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직 가능에 워라밸까지…'공천헌금' 논란 반복되는 기초의원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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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회, '구'사세]①시민들 낮은 관심에 '신의 직장' 평가…"지역 일꾼 아니라 명예직"

'지역 유지' 조직력·동원력 곧 '당무기여도'…"시스템 공천해야"



[편집자주] "현금 2000만 원을 직접 전달하였습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했다가 되돌려 받은 전 구의원의 탄원서에 등장하는 말입니다. 지역 주민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1991년 부활한 기초의원, 어쩌다 매관매직의 장으로 전락했을까요. 구의원, 그들이 사는 세상과 실태 그리고 해결책을 네 편의 기사를 통해 짚어봅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 제명 등 징계를 논의한다. 2026.1.1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 제명 등 징계를 논의한다. 2026.1.1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구의원 2명으로부터 3000만 원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지역 일꾼'으로 일해야 할 기초의원직이 '매관매직'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기초의원직은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 관심이 낮아 '정당 공천이 곧 당선'인 것이 현실이며, 세비를 받는 공직자이면서도 겸직이 가능해 '신의 직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다 보니 공천 과정에서 후보에 대한 평가가 정책과 성과보다 '돈'과 '조직'에 치우쳐 공천 헌금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겸직도 가능한 '신의 직장' 기초의원…"지역 일꾼 아닌 명예직으로 생각해"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넨 것이 사실이라면, 수천만 원을 건네면서까지 기초의원 공천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안정적인 수입이다. 서울시 자치구의회 소속 구의원의 평균 의정비는 월 100만 원 이상의 의정 활동비를 포함해 약 4000만 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기초의원은 '겸직'도 가능하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기초의원의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당선 전부터 하던 사업을 그대로 영위하거나 '투잡'도 가능한 것이다. 기초의원직을 두고 '신의 직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2022년 당선된 민선 8기 서울시 구의회 지방의원들의 겸직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구의원 427명 중 보수 현황을 공개한 113명의 평균 보수 신고액은 4611만 원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액을 신고한 구의원은 무려 '4억'을 신고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수천만 원을 받으면서도 외부 겸직을 수행하는 의원들이 충실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광고 기획 담당자 출신 '30대 구의원'으로 활동 중인 이호석 국민의힘 구의원(도봉구 가선거구)은 "법적으로는 겸직이 가능하지만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입법 및 의정활동도 시민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 미비한 수준이다. 경실련이 2022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서울시 기초의원들의 조례 발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임기 1년 차 평균 2.7건, 2년 차는 3.2건에 그쳤다. 기초의회 의정활동의 핵심인 입법 활동이 1년에 '3건' 수준에 머문 것이다.

한 청년 구의원은 "의회 출석은 하지 않고 점심만 먹으러 오는 의원도 있다"면서 "점심마다 꼭 술은 마셔야 해서 필요한 순간에 의정활동을 못 하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원을 '지역 일꾼'이라기보다는 인생의 마지막 '명예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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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보다 '동원력'"…'지역 유지'에 유리한 기초의원 공천

더불어민주당의 현행 광역·기초의원 평가 기준에 따르면 평가 항목은 △도덕성 △공약 정합성 및 이행 △의정활동 △지역활동 등이다. 특히 지역활동 항목에는 지역위원회 상무위원회 참석률, 행사·선거 지원, 당비 납부, 당 교육연수, 당원평가 등을 반영하는 '당무기여도' 평가가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도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주요 심사 기준으로 △당 정체성 △당선 가능성 △도덕성·전문성 △지역 유권자와의 신뢰도 △당 기여도 등을 뒀다. 국민의힘의 '당 기여도' 항목 또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당 조직 활동 참여와 당원 모집 활동 등이 평가 대상이다.

정치권에선 이런 당에 대한 '기여도'가 사실상 동원력과 조직력을 의미해, 지역에서 사업을 하거나 인맥이 탄탄한 후보들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30대 구의원은 "의정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당무 기여도를 평가할 때는 조직을 동원하기 쉬운 지역 유지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가 '겸직'을 하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업을 하며 지역 인맥과 조직을 관리해 온 후보들은 당 행사와 선거 지원에서 인력을 모으기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생업을 접고 전업으로 의정활동에 뛰어든 후보들은 '동원력'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초의원 공천이 일부 인사의 판단에 좌우되기 쉬운 구조인 만큼, 평가 기준과 절차를 더 구체화해 자의적 판단 여지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공천 과정에서 금전이 개입할 여지를 줄여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구조는 당협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이 과도한 힘을 행사하고, 공천 과정에서 후보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이고 불투명한 문제가 있다"면서 "복수의 사람들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후보들을 평가하는 시스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돈과 조직력이 부족한 후보들도 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 등을 활용해서라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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