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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반려동물에 대한 편견과 부끄러움

메트로신문사 박승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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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반려동물에 대한 편견과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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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1546만 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증가세를 반영하듯, 우리 주변에선 반려견 동반 카페, 동물용품 전문매장, 동물병원 등의 간판을 흔하게 접한다.

필자도 도베르만 핀셔 1마리와 토이 푸들 1마리를 집에서 키우고 있다. 대형견 도베르만을 키우게 된 원인이 '미니핀'이라고 판매한 분양업자의 속임수에 의해 시작됐다. 분양 한 달 만에 소형견이 아니라 대형견임을 알게되면서 분양업자한테 되돌리려 하던 참에, 2016년 당시 지상파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강아지 공장의 열악한 환경'을 접하면서 "우리가 책임지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꿨다. 결과는 옳았다. 두 견공이 우리 집에 끊임없는 웃음과 행복을 안겨주는 가족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필자가 난데없이 병오년 새해 벽두에 반려견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반려견에 대한 편견과 우리 인간의 부끄러운 행동을 지적하고, 동물복지의 제고와 함께 우리 사회가 정화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먼저, 우리 사회의 편견을 보자. 첫째는 반려견을 소유물로 인식하는 사고다. 내 소유물을 내 마음대로 관리하고 처리해도 괜찮다고들 생각한다. 사실 감정을 지닌 반려견은 정서적으로 인간과 교감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런 반려견에 대한 견주의 학대, 훈육 명목의 체벌,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벌어지는 폭행, 병든 반려견의 유기 등은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사고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둘째는 과거 사회에서 만연되었던 반려견에 대해 하찮고, 때론 필요치 않은 존재로의 인식이다. 우리말의 상소리로 '개소리, 개자식, 개새끼' 등과 같이 '개'란 접두사가 단어에 붙는 말들이 적지 않다. 물론 과거엔 지금과 같이 반려견이란 용어도 없었고, 동물복지란 개념 자체가 없었을 때 생긴 비속어들이다. 이 중에서 개새끼는 국민 욕설 5번째 순위에 들어가는 욕으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시간과 환경이 변화한 지금에도 이들 상소리 외에도 '매우, 몹시' 뜻의 접두사 '개'가 붙은 속어로서 일부 사람들은 '개피곤, 개무시'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과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접두사 '개'의 표현이 우리에게 주는 부끄러움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반려견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가시권에 드는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채우려는 욕심이 있다. 반면 반려견은 가시권 내에서도 아주 자신의 좁은 영역에 대해서만 욕심을 가지며 나머지는 공생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면, 종종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사회성이 없는 반려견일지라도 자기 눈에서 벗어나면 다른 견종이 차지하는 영역에 대해 무관심하다. 어쩌면 인간만이 만족할 줄 모르는 끊임없는 욕심을 가진 동물일지도 모른다. 이는 인간이 부끄러워해야 할 행동이 아닌가?

둘째는 반려견의 충성심과 복종이다. 주인이 반려견을 버리는 일은 있어도, 반려견이 주인을 배반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탐지견, 안내견, 인명구조견 등과 같이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공익견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이를 악용한 견주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이지 않다. 반려견은 자폐아, 따돌림을 받는 아동, 독거노인 등을 위한 심리치료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는 반려견의 충성심과 복종에 바탕을 둔 행동으로써, 반려견의 눈에는 자기 주인이 세상 최고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손바닥 뒤집기 식으로 의리와 충성을 쉽게 버리는 우리 인간과는 너무 대조적이지 않은가?


셋째는 반려견의 주인에 대한 무한 신뢰와 이해심이다. 보통 반려견은 오토바이나 진공청소기와 같은 굉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물치료사들은 이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견주가 직접 이를 타보거나 작동하는 걸 권한다. 이는 주인이 반려견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이 아님을 느끼게 하여, 반려견이 주인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얼마나 한결같이 순종하며 믿고 따라줄까? 그것도 힘없고 돈도 없는 나이든 부모에 대해서 말이다.

반려견은 우리 인간과 사회적 감정을 교류하는 매우 유용한 동반자로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 그런데, 최근 2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좋은 의미로서 '개'란 접두사가 붙어 '개좋다, 개신나다, 개이득' 등의 속어가 출현하고 있음은 눈여겨볼 일이다. 이런 사회의 언어변화 만큼, 반려견 복지도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과중한 반려동물 의료비가 적정화되어 반려인의 부담이 낮아졌으면 한다. 이를 위한 정책당국의 정책 개선 의지와 노력을 바란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