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사진 | 뉴시스]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 재무장관이 사실상 원화 환율 변동성에 구두 개입하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실제로 오름세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은 15일 새벽 야간거래에서 10원 넘게 급락했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베선트 장관이 앞선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을 갖고 최근 외환시장 상황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excess volatility)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원론적 발언을 넘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사실상의 구두개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보도자료로 나온 직후인 15일 새벽 2시(야간거래)에 달러-원 환율은 1464.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주간거래 종가 1477.50원 대비 13.50원 급락했다. 오름세를 보이던 환율이 10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하며 꺾이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 재무장관이 특정 국가 환율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최근 원화 약세 국면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보도자료에서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원화 환율 이슈를 꺼낸 뒤 '전략적 무역·투자 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직접 언급했다는 대목이다. 베선트 장관은 해당 합의의 "완전하고 성실한 이행(full and faithful implementation)"을 강조했고, 이행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should go smoothly)"는 견해를 밝혔다.
[사진 | 재정경제부 제공] |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이 원화 약세 흐름을 대미對美 투자 집행 여력과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할 경우 달러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대미 투자 집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측에서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번 양국 장관의 회동은 미국에서 열린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관련 재무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진행됐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미국 경제를 지지하는 핵심 산업에서 강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한국을 아시아 내 핵심 파트너로 재확인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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