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 발효 후 첫 JPM…中 빈자리 수주전
삼성바이오 “불확실성은 끝났다”…‘실행력’ 강조
론자 ‘수성’·후지 ‘고집’…CDMO 전략 차별화
우시 ‘8년 유예’ 방어전…글로벌 패권 재편 가속
삼성바이오 “불확실성은 끝났다”…‘실행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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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그랜드볼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헤럴드경제(샌프란시스코)=최은지 기자] “고객이 원한다면, 우리는 합니다. 그것뿐입니다. (If our customers want it, we do it. Period.)”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며 ‘압도적 실행력’을 강조했다.
전 세계 100조 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공식 발효되면서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기업이 점유했던 거대한 공백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는 이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글로벌 CDMO 기업들의 자존심을 건 각축장이 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록빌 공장 인수가 CDMO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압도적 실행력’ 자신감 =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존 림 대표는 13일(현지시간) 그랜드 볼룸 발표에서 미국 GSK 록빌 공장 인수를 알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의 핵심 전략은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 실행력’이다. 존 림 대표는 질의응답을 통해 “과거 250%까지 언급되던 관세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제는 사라졌다(Uncertainty has gone)”고 선언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품질과 속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미국 내 거점이 없어 수주를 주저했던 글로벌 고객사들의 제약을 완전히 해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이 원하면 기다리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존 림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해 자산을 사지 않는다”며 “우리가 록빌 공장을 그토록 빠르게 인수한 이유는, 고객사가 ‘메이드 인 USA’ 옵션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계 평균을 절반 이상 앞당긴 ‘21개월 공장 건설 및 가동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존 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산업의 속도 기준을 재정의했다”며 “우리는 이 DNA를 5공장과 글로벌 사이트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우리 고객들이 시장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자 ‘지역화’ vs 후지필름 ‘신뢰’…수성 전략 제각각 = 전통의 CDMO 강자 스위스 론자와 후발주자인 일본 후지필름은 삼성의 속도전에 ‘안정성’과 ‘네트워크’로 맞섰다.
론자는 로슈의 바카빌 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역화(Regionalization)’ 전략을 강조했다. 론자 경영진은 “고객사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기보다 차분하고 단계적으로 공급망 이전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미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부드러운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수성 전략을 펼쳤다.
후지필름은 ‘Buy(인수)’ 대신 ‘Build(자체 건설)’라는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후지필름 경영진은 “남이 지은 시설은 시스템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자사만의 고품질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신뢰를 준다고 주장했다. 후지필름은 미국 홀리 스프링스 공장의 인력을 빠르게 충원해 내실 있는 ‘현지 생산(Local for Local)’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직격탄’ 우시바이오로직스, 방어전 ‘진땀’ = 생물보안법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전에 집중했다.
크리스 첸 우시바이오로직스 CEO는 “생물보안법 최종안에는 기존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2032년까지 보장하는 명확한 유예 조항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 8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고객사들이 이탈할 법적·현실적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중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싱가포르, 아일랜드, 독일, 미국 사이트를 활용해 공급망을 유지하는 ‘글로벌 듀얼 소싱(Global Dual Sourcing)’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