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서 수출 품목 다변화…현지 파트너십 확대
cGMP 승인 제조 역량 기반 '선진 규제 기준' 충족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대웅제약 제공)/뉴스1 |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곳곳에서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이었던 수출 의약품 분야가 항암제, 보툴리눔 톡신, 소화기질환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신약까지 확대되면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중국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K-톡신' 美·中 동시 공략…대웅제약·휴온스·휴젤 삼각 편대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휴톡스'(국내명 리즈톡스)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은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꼽히며, 연평균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으로 전해진다. 휴온스는 현지 유력 파트너사와의 유통 계약을 통해 초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산 톡신 제제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중국 시장 내에서 통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레티보'.(휴젤 제공)/뉴스1 |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위생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까지 따내며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빅3 시장' 진출을 완성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정식 허가 제품이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기존 제품을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명 주보)는 미국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현지 시장 점유율 10%를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 오리지널 약물과 경쟁하는 메이저 톡신 제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현지 파트너사와 손잡고 미용 시장을 넘어 글로벌 톡신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거대 치료용 시장으로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만성·삽화성 편두통, 경부 근긴장이상 등 고부가가치 적응증 확보를 위한 나보타 글로벌 임상이 순항 중이다. 임상 성공 시 나보타는 미용 제품을 넘어선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신약으로 가치를 재평가받을 전망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급 생산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규제 기관의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제품 수출을 넘어 K-바이오의 제조 공정·품질 관리 능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유한양행 제공)/뉴스1 |
국산 항암제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렉라자 신화
중증 질환 분야에서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내 제약바이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J&J)의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으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기존의 표준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강점이 있다.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입증된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 효과는 전 세계 암학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렉라자의 성공을 '오픈 이노베이션'의 정석으로 평가한다. 유한양행이 초기 물질을 도입해 임상을 진행하고, 이를 다시 글로벌 빅파마인 얀센에 기술이전해 FDA 허가까지 이끌어낸 이 모델은 국내 제약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렉라자의 글로벌 매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유한양행이 수취할 로열티 수익은 연구개발(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 진출 현황.(HK이노엔 제공)/뉴스1 |
위장관질환 치료 '게임 체인저'…케이캡, P-CAB 혁명 주도
만성질환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K이노엔은 미국 현지 파트너사 세벨라와 협력해 FDA에 케이캡 신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케이캡은 기존 치료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의 단점인 느린 약효 발현과 식이 영향 등을 개선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소화기 치료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P-CAB 계열 제제가 차세대 표준 치료제로 부상하고 있어 케이캡은 허가 시 현지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캡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미국 FDA 허가가 가시화될 시 케이캡 가치는 재평가될 것이라는 평가다.
케이캡은 국내에서 2019년 3월 출시돼 지난해까지 누적 9233억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원외처방실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55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22개국에서 허가, 19개국에 출시됐다.
중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 뤄신제약을 통해 품목 허가를 받고 출시돼 시장 침투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높은 품질을 보장하는 제조 능력을 인정받는 단계를 넘어 신약을 통해 글로벌 빅마켓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과 상업화 역량은 향후 차세대 신약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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