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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체추계' 발표한 의협, '의대정원' 논의 판 흔드나

뉴스1 구교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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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체추계' 발표한 의협, '의대정원' 논의 판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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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가자문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가자문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오는 2040년 의사가 최대 1만 1000여 명 부족할 수 있다는 정부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결과에 맞서 대한의사협회가 자체 추계 보고서를 내놨다. 인구 감소와 의료 기술 발달을 근거로 같은 시기 의사가 최대 1만 8000명 가까이 과잉 공급될 수 있다는 정반대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학술적 반론이라기보다 정책 논의 판 자체를 흔들려는 것으로 읽힌다.

정부는 추계위 구성 과정에서 의료계의 전문성을 반영하겠다며 추천권 과반을 제안했다. 의료계가 요구했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를 제도 안에서 검증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의협은 추계위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 채 외부에서 자체 산출치를 발표했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추계위 추계를 바탕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정책 논의에 돌입했는데 다시 숫자 싸움으로 되돌리려는 셈이다.

의협은 추계위 전망을 문제 삼지만 의협 추계 모델 역시 편향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의사 1인당 노동 강도 유지, 생산성 개선, 의료 이용 증가율 관리 가능성 등 의협 주장에 유리한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과잉'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 판단은 모든 가능성이 실현된 시나리오가 아니라 최악의 위험까지 감당할 수 있는 보수적 계산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의협 발표는 정책의 핵심 질문을 비껴간다. 의대 정원 논의의 시작은 단순히 전체 의사 수가 아니라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호소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인 의협은 지역·필수의료 인력난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실효적이고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숫자는 충분하니 배치만 잘하면 된다'는 주장은 20여년간 반복돼 왔지만, 그 사이 지역 의료는 더 취약해졌다.

의협이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을 다하려면 숫자를 앞세워 논의를 되돌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지역·필수의료를 어떻게 재건할지 답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숫자 싸움이 아니라 사는 곳에 따라 치료받을 권리가 달라지지 않는 의료시스템이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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