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삭스 피프스 애비뉴, 니먼 마커스, 버그도프 굿맨 등 명품 백화점 체인을 거느린 삭스 글로벌이 14일(현지시간) 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지난 2024년 니먼 마커스를 인수하면서 진 27억달러 빚에 침몰했다.
미국 뉴욕시 5번가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이 지난해 11월 24일(현지시간)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화려하게 외관을 장식하고 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 소유주인 삭스 글로벌은 14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P 뉴시스 |
삭스 피프스 애비뉴, 니먼 마커스, 버그도프 굿맨 등 명품 백화점 체인을 거느린 삭스 글로벌이 14일(현지시간) 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지난 2024년 니먼 마커스를 인수하면서 진 27억달러 빚에 침몰했다.
니먼 마커스를 노렸던 노드스트롬, 메이시스, 아폴로와 핌코 같은 사모펀드들을 제치고 삭스가 인수에 성공했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
159년 전통 고급백화점, 파산보호 신청
1867년 앤드루 삭스가 설립한 159년 전통의 고급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가 모태인 삭스 글로벌은 14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텍사스 남부 연방파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텍사스 남부 연방법원은 기업회생 절차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높다. 삭스가 인수한 니먼 마커스 본사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어 관할권에도 문제가 없다.
삭스는 최근 채무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파산보호 신청설이 나돌았다.
승자의 저주
삭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24년 니먼 마커스 인수다.
삭스는 27억달러에 니먼 마커스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수중에 돈이 별로 없었다. 인수 자금 상당분을 고금리 대출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그러나 고금리 속에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삭스가 매달 갚아야 할 이자만 1억달러(약 1465억원)에 이르렀다.
악순환 속 매출 추락
삭스는 니먼 마커스 인수 뒤 악순환 궤도에 들어섰다.
장사해서 번 돈을 곧장 이자 갚는 데 쓰다 보니 상품 매입이나 서비스 개선에 쓸 돈이 없었다. 납품 업체들에 대금을 제때 주지 못했고, 뿔이 난 샤넬,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신제품 공급을 끊거나 대폭 줄이면서 매장 진열대가 한산해졌다.
살 물건이 별로 없으니 손님들도 발길을 끊었다. 악순환이다.
미 경제가 부유층의 소비는 늘고, 중산층 이하 소비는 줄어드는 K자형 양극화 흐름이 독이 됐다.
삭스의 매출을 지탱하던 ‘명품 입문자(중산층)’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지갑을 닫았다. 반면 소비 여력이 충분한 ‘진짜 부자’들은 백화점 대신 각 명품 직영점이나 공식 온라인 매장으로 갈아탔다.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에르메스, 샤넬 같은 초고가 명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입점보다 단독 매장이나 공식 온라인 매장을 선호하면서 삭스를 옥죄었다.
아울러 삭스 같은 고급 백화점들은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들에도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청산 위기는 넘겼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삭스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면서 청산 위기는 면했다.
파산 신청과 동시에 리처드 베이커 CEO가 나가고, 니먼 마커스 출신의 조프루아 반 래먼동크가 새 CEO가 됐다. 사장, 브랜드 파트너십 책임자 등 주요 보직을 니먼 마커스 출신들이 점령하면서 경영진이 전면 교체됐다.
삭스는 아울러 약 17억5000만달러 신규 자금을 확보해 청산을 면하고 영업을 지속하게 됐다. 올 하반기 파산보호를 졸업하는 것이 목표다.
대신 현재 약 200여개 매장 가운데 수익성 낮은 매장들을 수개월 안에 정리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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