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격에 러 제공한 방공망·사이버방어 무용지물"
러, 우크라 종전이 최우선 과제…"이란 문제도 개입 어려울 듯"
모스크바에서 회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2025.05.07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군의 군사작전을 겪은 베네수엘라 당국자들이 동맹 러시아와 맺어온 안보협력 관계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안보를 의존하던 쿠바와 러시아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보호하는 데 실패한 것을 두고 당국자들이 사석에서 실망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안보당국은 자국 지도자가 어떻게 미국에 생포됐는지 사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를 제거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드러냈지만, 쿠바와 러시아 정보기관이 마두로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 정보를 식별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마두로의 신변 보호는 그의 개인 경호팀 역할을 했던 쿠바 정보요원들이 상당 부분을 담당했지만, 지난 3일 미군의 생포 작전 당시 이를 저지하지 못하고 3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당국자들은 베네수엘라와 쿠바 안보당국 사이에서 더 이상 신뢰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당국자들은 베네수엘라 방공망을 담당했던 러시아제 S-300·Buk-M2 방공체계가 방어에 실패했다며, 러시아가 해당 시스템이 작전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의 사이버 방어 역시 러시아의 기술 지원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사이버 공격으로 카라카스의 넓은 지역에 전력이 끊기면서 이 역시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헬리콥터에서 내리게 하고 있다. 2026.01.05.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
또 러시아는 외교적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작전과 관련해 아직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러한 행위가 국제법의 핵심 원칙을 위반한다는 의례적인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이에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의 협력 요구를 받아들이고 과거의 안보 파트너들과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모스크바에는 베네수엘라보다 미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며 마두로의 생포가 러시아에 불쾌한 일이긴 하지만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불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러시아에게는 오랫동안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온 이란의 정권 위기가 훨씬 더 심각한 사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이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고,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란 문제에 깊숙이 개입할 가능성은 작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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