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성평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최근 발생한 교육부 공무원의 교제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가 성폭력 예방)교육을 들었을텐데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안타깝다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등 산하 기관에 공공부문 성평등 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의 ‘사후 점검’까지 철저히 해달라고 14일 지시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연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공무원 교제폭력)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했다”며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담당하는 양평원에서도 큰 문제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교육부 5급 사무관 ㄱ씨가 서울 강남구 길거리에서 사귀던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건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원 장관의 교제폭력 사건 언급에, 김삼화 양평원장은 “저희도 (그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폭력 예방 강사 양성·관리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원 장관은 “(각 부처 대상) 교육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그 부처에서 교육의 성과가 어땠는지 피드백이나 점검을 더 긴밀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업무보고에선 디지털 성범죄의 사후 피해 지원은 물론 ‘사전 대응’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성범죄물) 삭제 지원 등이 부처 주요 업무인데, 결과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 피해가 일어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먼저 막아낼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을 같이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 등을 운영하며 디지털 성착취물 삭제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신보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소셜미디어(SNS), 채팅앱, 누리집 등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유인정보를 미리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을 올해 상용화할 예정”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1주에 4천여건이 탐지됐고, 이를 기반으로 삭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1주에 4천건이 아닌 하루에 4천건 정도를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초국적인 디지털 성범죄 피해와 관련해,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나왔다. 김미순 중앙디성센터장은 “미국에서 오는 5월부터 테이크 잇 다운’(Take It Down) 법(온라인에서 상대방 동의 없이 성적 영상·사진 유포하면 처벌)이 시행되는데, 기존에 해외에서 아동·청소년 피해자 중심으로 지원한 것과 달리 그 법은 성인 피해자도 지원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며 “성인 피해자에 대해선 플랫폼들이 반응하지 않아 (삭제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성인 피해자도 더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걸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저도 전부터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피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디지털성범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처들이 거의 매주 회의하고 있다. 행정이 힘을 합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성평등부 산하 기관 업무보고는 처음으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업무보고에는 성평등부 산하 기관 6곳(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양육비이행관리원)과 유관 기관 2곳(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등 총 8개 기관이 참여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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