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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 최강록 셰프가 던진 귀중한 메시지[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서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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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 최강록 셰프가 던진 귀중한 메시지[서병기 연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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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 셰프

최강록 셰프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13회에서 최후의 승자가 가려졌다.

‘흑백요리사’ 시즌2는 시즌1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보는 듯했다. 앞으로 나올 시즌3는 ‘피지컬 100’처럼 아시아판(컨티넨트 버전), 글로벌판으로 확장이 가능할 듯했다.

요리사의 성장이 담긴 ‘마스터쉐프’ 등 해외 요리쇼 등과는 차별화된 형식으로, ‘요리계급전쟁’이라는 차별성을 내세워 ‘포맷 수출’(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요리 계급 전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흑백요리사’ 시즌2는 대결구도가 진행되면서, 돋보이는 전략을 사용한 참가자의 요리기술도 볼만했지만 대회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훌륭한 사람이 많았다.

특히 ‘백수저’의 후덕죽, 박효남, 임성근, 선재 스님, 손종원, 최강록 등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다.

57년차 중식 대가지만 현장을 지키며 후배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친 칠순 할배 후덕죽 셰프, 요리 자체를 수행이라고 말하는 선재 스님, 자신감을 보여주며 참가자중 가장 빠르게 요리하는 임성근 셰프, 자신도 대가임에도 흑백팀전에서 백수저 선배들과 조를 이룰 때는 막내처럼 뛰어다니며 식자료를 가져올 정도로 매너 좋고 잘 생기기까지 한 손종원 셰프는 시청자의 많은 인기를 얻었다.


박효남 셰프는 1대1 흑백대전에서 “흑수저 후배들이 나를 넘어서 최고의 셰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를 업고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후덕죽 셰프도 제자와 후배가 큰 성장을 이룬 걸 보는 것을 흐뭇해했다.

후덕죽 셰프

후덕죽 셰프



백수저는 전문성 외에도 진심과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면서 후배들과 함께 해도 불편하지 않게 배려할 줄 아는 게 진정한 어른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 같았다. 사실 이런 사람을 어른이라고 불러줄만 하지만, 요즘은 그런 어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흑백요리사2’에서 ‘당연하지만 이 시대 필요한 덕목’을 잘 끄집어낸 것 같다. 그래서 호응도도 그만큼 높아진 듯하다.

이밖에도 매단계 성실한 자세로 도전하며 요리에 대한 모범적 태도를 보여주며 세미파이널(TOP7)전까지 치른 술빛는 윤주모 등의 모습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최강록 셰프는 이미 TOP7가 겨루는 ‘무한 요리 천국’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요리재료가 부족해도 요리하기가 어렵지만 너무 많아도 요리하기 힘들다.(우리 선배들은 책이 없어 공부를 못했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책이 너무 많아 공부를 못한다고 한다.)

요리괴물, 선재스님, 후덕죽, 임성근은 도전 횟수가 무한이라는 점을 활용해, 2~4개의 요리를 만들었지만, 최강록만은 시간을 다 사용해 찐초밥 하나만 만들어 최고점을 획득하며 결승전에 선착했다. 똘똘한 놈 하나 작전. 최강록은 마치 “누가 뭐래도 나는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겠다”는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파이널 경쟁에서 깨두부를 젓는 시간을 많이 소비하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세상은 이제, AI가 발전할수록 자신만의 색깔과 스타일, 철학이 있는 사람을 요구한다.

요리괴물

요리괴물



파이널 라운드는 파인다이닝 스타일 전문가인 흑수저 요리 괴물(이하성)과 최강록과의 대결. 파이널 경연 주제는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요리’였다. 평소 요리사로서 다른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해왔던 두 사람은 이번만은 ‘나를 위한’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 몰두했고 최후의 만찬이 탄생했다.


요리괴물은 순댓국을 만들었고, 최강록은 깨두부를 넣은 국물요리를 만들었다. 각자 요리를 만든 사연과 이유를 들어보니 최강록이 한수위였다.

요리괴물은 어릴 때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었고, 최강록은 요리사 외에 철학가라는 호칭을 붙여줄만한 해석이었다. 요리괴물이 경연에서 살아남는데 충실한 요소들로 구성되는 평범함이 느껴졌다면, 최강록에게는 요리사의 고독 같은 게 느껴졌다. 최강록은 무수한 날 요리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았다.

요리괴물은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가 피부가 벌겋게 될 때까지 때를 벗기고 난 후 그 보상으로 제공된, 목욕탕 1층에 있는 식당의 순댓국을 먹은 기억을 되살렸다.

최강록도 “나를 위한 요리에서는 힘든 걸 하고싶지 않았다. 기왕 90분이 주어졌는데, 자기 점검 차원에서 깨두부를 만들어봤다. 뜨거운 국물에 깨두부를 넣어먹었던 좋았던 기억이 있다. 저에게 근성, 게을러지지 말아야지 라고 알려준 것이 이 깨두부다”라고 말했다.

최강록 셰프

최강록 셰프



하지만 최강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저는 컴피티션을 많이 해 ‘조림인간’이다. 조림을 잘못하지만, 잘하는 척 했다. 공부, 노력도 많이 했지만 척하기 위해 살아온 인생이 있었다. 나를 위한 요리에까지 조림을 하고싶지 않았다. 저에게 위로를 주고싶었다. 매일 저에게 다그치기만 했다. 저를 위한 요리는 90초도 날 위해 사용해본 적이 없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 뻔했다.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에 재도전하며 ‘히든백수저’로 참가한 최강록 셰프는 힘든 요리사로 지내는 과정에서 생긴 자신의 고민과 그 해결책을 자신의 방식대로 제시했다. 거기에 화룡점정격으로, 인생을 논하는 데 좋은 소재인 ‘빨뚜’(참이슬 오리지널 소주) 한 잔이 곁들여졌다. 이처럼 솔직한 최강록의 고백과 같은 ‘나를 위한 요리’는 전국의 수많은 요리사에게도 격려가 됐을 것이다.

‘잘하는 척했다’는 말에 깐깐한 심사위원인 안성재도 공감을 해줬다. ‘척도 좀 하면서도 평소에는 실력(전문성)을 끊임없이 쌓아야 하고, 그 사이사이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는 것’. ‘흑백요리사2’가 준 귀중하고도 현실적인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