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제약 가격, 주요국 대비 높아 조정 필요" 제언
제약협회 "약가 인하, 투자 위축 등 부작용 우려돼…정부 약가 개편안 시행 유예해야"
14일 이언주·서영석·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
제약사 상위 7%개 기업이 업계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업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약(제네릭) 가격이 다른 주요 국가 대비 높다는 분석과 함께,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급 신약 탄생을 위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행신 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은 14일 이언주·서영석·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에서 2023년 제약바이오기업 282개사 중 상위 7%(20개 기업)가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 간 매출 편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은 전체의 68%였다.
사진= 이행신 보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 발표 자료 |
이 본부장은 "제네릭 중심으로 다수 기업의 수익 기반이 취약하고 정책 변화에 대한 완충 능력이 부족하다"며 "국산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강세를 유지하고 K-블록버스터 탄생을 위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헸다.
아울러 이 본부장은 "선진국과 기술 격차도 존재하는데 민관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신기술 분야의 선점이 필요하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과 투자의 지속 확대가 필요하다"며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신기술 분야의 경쟁 격화 등 글로벌 변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 강선미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발표 자료 |
국내 복제약 가격이 주요 국가 대비 높아 이를 조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선미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캐나다의 1.5배이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2.17배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제네릭 의약품 수가 많았고, 시장 규모가 큰 의약품의 가격이 G20 국가들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복제약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매출원으로 현재 기업 유지와 R&D 투자가 가능하게 한다"면서도 "복제약 약가가 높으면 오히려 신약 개발 동력은 약화될 수 있고 복제약이 R&D 대비 수익률이 더 높으면 기업은 신약 대신 복제약에 집중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상당히 많은 국가들에서 복제약의 약제비 관리가 이뤄졌다. 10년 전 오리지널(원조약) 약가의 40%로 약가를 낮췄다"며 "모든 약에 적용되는 복제약 약가는 적정 수준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11월28일 복제약 가격을 인하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연구개발(R&D)로 투자하겠다는 '약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시행 유예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급격한 약가 인하 추진은 연구개발 투자 위축 등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정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이사는 "1999년 이후 10여 차례에 걸친 반복적인 약가 인하로 산업 전반의 수익성과 투자 여력이 점진적으로 축소돼 왔다"며 "약가 인하로 신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인 R&D 투자가 축소될 것이고 고용도 축소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약가 인하는 R&D나 생산기반, 고용,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등을 찾아내 평가해야 한다"며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청한다. 정부와 산업 간 긴밀한 논의를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시장 개편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며 정부에서도 복제약 사용 활성화라는 정책도 같이 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임강섭 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은 "전체 제약사 중 혁신성을 보여주고 정부 인증을 받은 기업들도 제네릭 비중이 40%에 달하는데 그만큼 제네릭으로 번 돈을 R&D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가 인정해줘야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재정과 산업 육성 관점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복지부 내에서 서로 협의해 약가 제도뿐 아니라 다양한 제약산업 육성정책이 궤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연숙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약가 개편안과 관련해 "신약, 필수의약품, 제네릭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구조 개편안"이라며 "제네릭도 투자, 개발, 혁신성 보상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나 협회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계속 (논의를) 해가려 한다"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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