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여성연대 등은 지난 12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의 한 사립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규탄했다. 주성미 기자 |
교사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울산의 한 사립학교에서 피해 교직원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시교육청은 최근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울산의 한 사립학교 교직원 4명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스스로 참거나 별다른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성폭력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평가나 성적 비유, 회식에서 부적절한 행위 요구, 사적 만남 강요, 음담패설과 성적 농담,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으로 다양했다. 가해 행위자는 중간관리자(3명), 관리자(2명), 동료·직원(1명)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회식장소가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교무실·행정실, 수학여행·워크숍, 회식 후 귀가 도중 등은 1명씩이었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 동안 이 학교에서 근무한 교직원 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진행된 온라인 설문에는 모두 58명이 답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부장교사 ㄱ씨는 2024년 말과 지난해 9월 기간제 교사 2명을 수차례 성폭력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ㄱ씨는 이 학교 재단 이사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공공연하게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학교 졸업생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졸업생 김아무개(30대)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학교 조직문화에서 가장 힘없는 기간제 교사가 피해를 당한 사건”이라며 “학창시절에도 교사가 교실 자리를 두고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 등 부당한 일이 묵인됐다. 학교가 근본적인 변화 없이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한 탓에 권력형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17년에도 과도한 학생 체벌로 인권 침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5일부터 이 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성폭력 의혹 당사자뿐만 아니라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 모두 감사 대상이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은폐·축소가 있었는지도 따져본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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