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과학기술원, 정보통신기술 분야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민간 분야 사이버 침해 사고를 조사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해 상반기 안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도입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처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기업이 침해 사고를 신고해야만 조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해킹 정황이 의심될 경우 직권으로 현장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에 공감한 특사경 도입을 상반기 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특사경은 전문성을 갖춘 행정기관에 한정된 수사권을 부여해 특정 분야의 법 위반 행위를 단속·수사하도록 한 제도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시 등 일부 부처 및 지방정부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해킹 등 사이버 범죄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에스케이(SK)텔레콤을 시작으로 케이티(KT), 쿠팡 등 민간 기업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늑장 대응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침해 정황을 인지한 경우 기업의 신고가 없어도 신속한 대응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대규모 침해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형 포렌식실’을 구축하고, 사고 조사 전담 인력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관계 기관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공동 대응 플랫폼’을 마련해 민생 분야 사이버 범죄를 조기에 차단하는 체계도 만든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직권 조사 권한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회부된 만큼, 법안 통과 이후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특사경 시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공무원 신분이 아닌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관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를 두고 법무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민간 기업의 사이버 침해 정황만으로 무분별하게 직권 조사가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영길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장은 이날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조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조사권 발동 기준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특사경 도입과 함께 조사 범위와 수준 등에 대한 매뉴얼을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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