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A가 그랬다. KIA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3년간 동행했다. 소크라테스는 외야수, 조금 더 면밀하게 따지면 중견수 자원이었다. 팀 내 토종 중견수들의 입지가 아무래도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KIA는 지난해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코너 내야 자원인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했다. 외야수들의 숨통이 트인 반면, 위즈덤 포지션의 국내 선수들은 말 그대로 폭탄을 맞았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 시절 외야수로도 활약했지만 주 포지션은 1루와 3루였다. 실제 지난해 1루와 3루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당초 주전 1루수로 출발했으나 주전 3루수인 김도영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3루도 많이 봤다. 위즈덤의 경기력에 여러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팀에 큰 도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또 양상이 달라졌다. KIA는 홈런 파워에도 불구하고 찬스 때 콘택트 능력이 떨어져 애를 먹었던 위즈덤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멀티 플레이어인 해럴드 카스트로와 계약했다. 카스트로는 내·외야를 모두 본 경험이 있지만 일단 외야수 투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코너 내야수들에게는 다시 기회가 열렸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할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2026년을 준비할 전망이다. 오선우의 성적이 좋았지만 그래도 ‘반드시 써야 하는’ 외국인 타자보다는 해볼 만한 경쟁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우타 자원들인 변우혁(26), 황대인(30)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변우혁은 지난해 위즈덤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선수였다. 2023년 83경기에서 226타석, 2024년 69경기에서 187타석을 소화했으나 지난해에는 47경기에서 153타석 소화에 그쳤다. 게다가 성적도 좋지 않아 오선우와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다. 시즌 47경기에서 타율 0.218, 0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43에 그쳤다.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변우혁은 1루와 3루를 볼 수 있다. 위즈덤과 포지션이 겹친 데다 1군에 왔을 때 성적도 좋지 않았으니 기회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올해는 조금 더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다. 우타자로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서 아직 팀에서는 약간의 희소성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물러설 수 없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이렇다 할 반등을 만들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타율 0.432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1군 18경기에서는 타율 0.189, 1홈런, 8타점에 그치면서 자신을 1군에서 써야 할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여기서 더 밀리면 KIA도 황대인에 대한 기대치가 완전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 향후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쩌면 올해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전 1루수에 도전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 가지 못하고 위기를 맞이했던 두 선수가 어떤 반등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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