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한국 U-23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완패한 뒤, 이번엔 일본에서 조롱성 반응이 쏟아졌다. 경기력 자체가 흔들린 데 이어 타국 팬들의 시선까지 차갑게 변했다. 한국은 조 2위로 8강에 올라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내용은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그리고 그 허점은 일본 언론과 팬들의 입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카는 14일 “일본과 마찬가지로 U-21 세대 선수들로 대회에 나선 우즈베키스탄이 U-23 한국을 2-0으로 꺾고 조 1위로 통과했다”며 “한국은 자력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타 경기 결과에 힘입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고 전했다. 결과만 보면 8강 진출이지만 과정은 운에 기대 살아남았다는 의미를 분명히 새겨 넣었다.
게키사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일본은 이미 B조 1위 통과를 확정했고, 16일 8강전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일본이 승리할 경우 C조 2위 한국과 준결승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먼저 흔들린 상황에서 일본은 이미 다음 단계의 시나리오까지 그리며 여유를 드러낸 셈이다. 한일전 가능성을 언급한 표현 자체가 한국을 ‘이겨야 할 라이벌’로 보기보다 ‘올라올 수도 있는 상대’ 정도로 바라보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기사가 야후 스포츠를 통해 소개되자, 일본 팬들은 더 노골적으로 반응했다. 댓글 창에는 한국을 향한 조롱과 혹평이 빠르게 이어졌다. 한 일본 팬은 “이번 대회에서도 레바논을 상대로 간신히 이긴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2위로 올라가긴 했지만, D조 1위도 그다지 강하지 않다. 이길 기회는 충분하지만, 운이 좋은 건 여전하다”며 비꼬았다. 한국이 패배한 원인을 실력 부족으로 못 박으면서도, 조별리그 통과 자체를 ‘운’으로 규정한 것이다.
또 다른 팬은 “이란이 예상 밖으로 미끄러져 준 덕분에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경기 내용은 정말 형편없었다. U-23이라고 해도 아시아 팀을 상대로 이렇게 약한 한국은 기억에 없다”며 “솔직히 일본의 상대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혹평했다. 경기력에 대한 조롱이 단순한 한 경기 평가를 넘어 ‘한국 축구의 위상’까지 부정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반응은 더 거칠어졌다. 일부 팬들은 한국 U-23의 부진을 한국 축구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연결했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는 손흥민이 은퇴하면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과 함께, 김민재·이재성·황희찬·황인범 등 주요 자원들이 모두 30세 전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어 중간 세대가 두껍지 않다고 평가하며 이강인 다음 세대로 오현규·정우영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20세 전후 자원으로 김민수, 양민혁을 언급하면서도 “현 세대와 비교하면 작아졌고 포지션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깎아내리며 한국의 미래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한국이 이 조롱을 반박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 오는 18일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현재 D조 1위는 승점 4의 중국, 2위는 승점 3의 호주다. 상대가 중국이든 호주든, 더 이상 조별리그처럼 ‘버티는 축구’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이 올라온다면, 분위기는 더 복잡해진다. 이미 중국 언론과 팬들이 공한증 파괴를 외치며 도발을 시작했고, 한국은 지난해 판다컵에서 중국에 0-2로 패한 기억까지 있다. 이번 패배가 일본 팬들에게까지 조롱거리가 된 상황에서, 중국전은 단순한 8강전이 아니라 자존심을 건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민성호가 바꿔야 할 건 전술보다 먼저 경기 태도다. 일본이 비웃는 이유는 단지 한 경기를 졌기 때문이 아니다. 상대보다 느렸고, 강하지 못했고, 지고 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너먼트는 결과가 모든 것을 지운다. 8강에서 승리하면 조롱은 사라진다. 하지만 또 흔들린다면 이번 대회는 단순한 탈락이 아니라 한국 축구 세대의 불안감까지 증폭시키는 사건으로 남을 수 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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