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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엇갈리는 행보…영풍·MBK,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멀어지나

쿠키뉴스 김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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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엇갈리는 행보…영풍·MBK,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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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연합뉴스 



경영 정상화를 명분으로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와, 전략광물을 앞세워 미국을 우군으로 확보한 고려아연의 행보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엇갈리고 있다. 대주주 영풍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은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 사태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구속 여부와는 별개로 주총 국면에서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13일)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로 인한 구속의 필요성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봉진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이들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을 매입한 신영증권 등 증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 같은 홈플러스 관련 사법 리스크는 영풍·MBK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 구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사 15인(직무정지 4인 포함), 영풍·MBK 측 이사 4인 등 총 19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 측에서는 최 회장을 포함한 5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영풍·MBK 측에서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기타비상무이사 임기가 만료되며, 김광일 MBK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으로 임기는 내년 3월 28일까지다.

최 회장 측은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임기 만료 사외이사 자리에 우군 인사 3~4인을 배정, 이사회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르면 올해 주총, 늦어도 내년 주총 안에 미국 전략광물 제련소 합작법인인 ‘크루서블 JV’ 측 인사를 합류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풍·MBK 측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추천 이사 후보 17인 중 김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을 비롯해 단 3명이 이사회에 신규 진입한 만큼, 올해 주총에서 장 고문 연임과 더불어 우군을 총 7명 안팎으로 확대 및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김 부회장의 고려아연 이사회 활동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데다, 상법 제542조의8 제2항은 사내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에 대한 결격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법적으로도 이사회 활동에 제약은 없다.

다만 주주제안 등을 통해 현재 규모보다 이사회를 늘려야 하는 영풍·MBK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사법 리스크는 결과적으로 주주·국민연금 등을 설득해야 하는 가운데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동시에 영풍은 KZ정밀(옛 영풍정밀)로부터 MBK와 체결한 콜옵션 계약을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KZ정밀 측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MBK 측이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한 계약 당사자 간 비밀유지 의무가 존재한다”면서 “그룹 내 탈법적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를 형성한 것은 KZ정밀”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영풍은 “실제로 영풍과 MBK 간 경영협력의 주요 내용은 2024년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공개매수 신고서 및 설명서 등을 통해 이미 핵심 사항이 공시된 바 있다”면서 “당사는 이미 여러 차례 해당 콜옵션 행사 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 거래 구조상 합리적 요소와 시장 관행을 반영해 산정됐음을 설명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MBK 측은 이번 영장 기각과 관련해 “법원이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한 당사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향후 절차에서도 성실히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