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재정난 더 못버틴다"
연세·고려·서강대 등 3.19% 통지
공·의학계 최대 20만원 추가 부담
외국인 유학생은 등록금 5~11%↑
전총협, 의견 취합·장관 면담 나서
연세·고려·서강대 등 3.19% 통지
공·의학계 최대 20만원 추가 부담
외국인 유학생은 등록금 5~11%↑
전총협, 의견 취합·장관 면담 나서
교육부가 올해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발표한 뒤 대학가에서 본격적인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서울대를 제외한 수도권 주요 대학 10곳에서 모두 학생 측에 인상 계획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재정난에 시달리는 학교 본부와 2년 연속 등록금 인상에 반발하는 학생 간 갈등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14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연세·고려·서강·성균관·한양·중앙·경희·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이화여대 등 서울 주요 대학 10곳은 모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등록금 인상 논의에 돌입했다. 이들 대학은 모두 올해 내국인 학부생의 등록금 인상 계획을 밝혔으며 절반에 해당하는 5곳(연세·고려·서강·서울시립·한국외대)은 구체적인 3.19% 인상 계획까지 통지한 상황이다. 3.19%는 지난달 교육부가 공시한 2026학년도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로 직전 3개 연도(2023~2025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2배에 해당한다.
아직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지 않은 나머지 대학도 3%대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단 인상을 하면 1%든, 3.19%든 국가장학금Ⅱ유형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똑같은데 학교 입장에서는 최대 한도까지 올리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의 예산팀 관계자 역시 “3.19%까지는 올리지 않더라도 논의 과정에서 최소한으로 하향해 3%대로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등심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등록금 인상이 확정될 경우 학생 1인당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금액은 계열에 따라 10만~20만 원 안팎이며 특히 공학·의학계열 학생의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연대·고대 총학생회가 집계한 예상 인상액(3.19% 기준)을 살펴보면 고대 의과대학 등록금은 20만 8800원, 연대 첨단융합공학 계열은 23만 4178원 오르며 전체 계열 가운데 가장 큰 인상 폭을 보였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따로 규제가 없어 더욱 과감한 인상 폭이 논의되고 있다. 10개 대학의 최근 등심위 회의록에 따르면 최소 5%에서 최대 11%에 달하는 유학생 등록금 인상안이 검토 중이거나 이미 의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학생 측은 전보다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결 17년 만에 처음 인상이 이뤄졌던 지난해의 경우 십여 년간의 물가 상승세 등을 감안해 한 발 물러나는 분위기였던 반면 1년 전 인상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재차 등록금 부담 가능성이 제기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고려대 학생회는 서울경제에 “학생 인식 조사 결과 인상 찬성 비율은 전체의 7.2%”라며 “(지난해) 등록금 인상 이후에도 교육·복지·시설 측면에서 체감되는 환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한 학부생은 80%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학별 반대 움직임과 함께 전국 100여 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역시 전날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만나 전국 100여 개 대학의 총학 의견을 종합해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등록금 관련 제도의 재정비와 정책 전반이 안정화 단계에 이를 때까지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한 상황이다.
반면 대학 측은 최대 한도인 3.19% 인상을 하더라도 극심한 재정난 극복과 교육 경쟁력 제고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내년의 경우 올해 국내 물가상승률 예상치(2.1%)에 기반해 등록금 인상 한도를 산출했을 때 최대 인상 폭이 2.6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등심위에서 학생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절실한 분위기다. 변창훈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대구한의대 총장)은 “오랜 등록금 동결로 인해 대학 경쟁력이 매우 떨어진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교육 체계의 도입이 필요해졌다”면서 “대학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재정 유동성 확보가 안 됐다는 점과 물가 상승세 등을 고려한 인상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