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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위대 선동하며 “강력한 조치” 경고했지만···뒤에선 열의도, 카드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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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위대 선동하며 “강력한 조치” 경고했지만···뒤에선 열의도, 카드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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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사망자 2500명 넘어서
이란인터내셔널 “1만2000명 이상 사망”
“이란 역사상 최악의 학살”
트럼프 사형 집행 시 “강력 조치” 경고에도
이란 사법부 수장 시위대 재판·처형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정부 기관 점령 등 더 강경한 행동을 선동하며 미국의 도움을 약속했다. 또 이란이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경우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망자 수는 폭증해 2500명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1만2000명을 넘어섰다는 추산까지 나오면서 이번 시위는 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사형 집행시 “강력한 조치” 엄포···구체적 방안 함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정부) 기관들을 점령하라”고 밝혔다. 이어 “시위대에 대한 무분별한 살해를 멈출 때까지 이란 당국자들과의 모든 회의를 취소했다”며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경우 “우리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력한 조치’의 의미에 대해서는 “승리하는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과 2019년 이슬람국가(IS) 창시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 2020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 등을 예로 들었다. 모두 목표물만 제거하고 빠지는 ‘외과 수술식’ 군사작전이었다는 점에서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백악관은 “외교적 해결이 최우선”이라며 이란과의 협상에 무게를 실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돌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도움의 손길”을 약속하고 “MIGA(이란을 다시 위대하게)”를 언급하며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구체적 의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알아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겉으로는 ‘강경’, 뒤에서는 “확신 떨어져”···군사작전 카드 제한적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사석에서는 확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 때보다 “열의가 떨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지만, 외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쓸 수 있는 군사작전 카드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지난 10월 이후 중동에 배치된 미 해군 항공모함이 단 한 척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 공격을 위해선 중동 국가 내 미군 기지를 사용해야 하지만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란의 보복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또 반정부 시위대가 이란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상황에서 군사 시설 등 표적물을 타격할 경우 오폭 가능성도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또한 “작년에 중동에 파견됐던 미군의 주요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한국으로 복귀했다. 선택지가 불과 1년 전보다 훨씬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빌랄 사브 중동·북아프리카 연구원은 “미군 공격은 시위대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권 지지기반을 강화할 수 있으며, 공격이 상징적·일회성에 그칠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망자 최대 1만2000명···이란 역사상 최악 유혈사태”


한편 이란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대 1만2000명까지 추산되며 이란 역사상 최악의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 미국의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14일 사망자 수가 2571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 2403명을 포함해 정부 관련 인사 147명,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민간인 9명, 미성년자 12명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최소 3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쏘기 시작한 지난 8~9일 최소 1만2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대통령실, IRGC 소식통과 목격자들의 증언, 의료기관 데이터 등을 참고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직접 명령, 입법·행정·사법 3부 수장의 승인 아래 실탄 사격 명령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권의 이번 탄압은 이전 어떤 사례보다 잔혹한 형태를 띠고 있다. 2022년 수개월간 지속된 히잡 착용 반대 시위에서 5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번 시위는 2주 만에 4배 이상의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현대사에서 가장 대규모의 학살”이라며 “지리적 범위, 폭력의 강도, 단기간 발생한 사망자 수를 고려할 때 역사상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 보안당국이 시위대의 눈과 머리를 의도적으로 조준 사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디언은 의료진과 인권단체의 말을 인용, 시위대의 총상이 눈과 머리에 집중돼 있으며 고의적으로 눈과 머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려는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은 시위로 구금된 이들에 대한 신속한 재판과 처형을 예고했다. 골람호세인 모흐세니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14일 이란 국영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말했다. HRANA에 따르면 이란 당국에 체포된 시위대는 1만8434명에 이른다.

국제사회는 이란 정권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며 대이란 제재를 확대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은 이란 신정체제를 보위하는 군사조직 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연합은 이미 IRGC 전체를 인권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며 “탄압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신속하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교장관도 “이란에 대해 전면적이고 추가적인 제재 및 산업 부문별 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특사, ‘이란 마지막 왕세자’ 팔레비와 비밀 회동···정권 붕괴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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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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