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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이래" 갔는데 '호갱' 됐다...비싼 요금제 묶이고, 폰 값도 30만원

머니투데이 윤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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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이래" 갔는데 '호갱' 됐다...비싼 요금제 묶이고, 폰 값도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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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밝은 '체리피커'만 혜택, 자본력 갖춘 이통사로 쏠림
'뉴노멀' 된 위약금 면제…"정부, 규제 권한만 강화돼"

KT 위약금 면제 정책 마감일인 13일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에 KT 위약금 면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KT 위약금 면제 정책 마감일인 13일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에 KT 위약금 면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 LG유플러스 가입자인 30대 직장인 A씨는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S25'를 공짜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 주변 대리점 5곳을 찾았지만 모두 헛걸음이었다. 기존보다 두 배 비싼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해야 하는 데다, 최소 30만원 이상의 단말기 비용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다들 '대란'이라고 하는데 정작 어디에서 공짜폰을 파는지 알 수 없어 '호갱'이 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KT가 해지 위약금을 면제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이른바 '가입자 대이동'이 벌어졌다. 이 기간 번호이동 건수는 총 66만4400건으로, 하루 평균 4만7000건 이상의 이동이 이뤄졌다. 평소 하루 1만~1만5000건 수준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해 해킹 사고로 시장점유율 40%가 무너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이통 3사가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선 결과다. 다만 위약금 면제 혜택이 실제로는 일부 '체리피커'에게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가입회선은 총 5764만개다. 이번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전체의 1.2%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KT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이탈한 31만명 가운데 가입 기간 1년 미만의 단기 고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단통법 폐지 이후 이른바 '성지점'에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시세 정보에 밝은 일부 이용자만 혜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KT 가입자 B씨는 "단말기 교체 없이 SKT로 유심만 옮겨도 15만~20만원을 준다고 해 관심을 가졌는데, 성지점에선 40만원까지 준다고 하더라"며 "같은 고객인데 차별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성수기에 유통점 간 경쟁도 과열되면서 허위·기만 광고와 불완전 판매 사례도 잇따랐다. 온라인에 게시된 시세표와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계약서 없이 추가 지원금 지급을 약속하는 식이다. 공짜폰이라 안내받고 계약했지만 실제 계약서상 할부원금이 '0원'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단통법 도입 이전의 혼탁한 시장 관행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다.


이통사 수만명 몰릴때…알뜰폰 겨우 '1.7만명' 증가

KT 위약금 면제 기간 이통사별 가입자 순증감/그래픽=김지영

KT 위약금 면제 기간 이통사별 가입자 순증감/그래픽=김지영

정부가 이통사 대항마로 육성해온 알뜰폰 업계는 울상이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알뜰폰 가입자는 1만7300명 순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KT는 16만5400명, LGU+ 9만1729명 순증했다. 지난해에도 SKT가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자 알뜰폰은 8~9월 두 달 연속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알뜰폰의 순증 폭이 더 크지만, 위약금 면제라는 단기 이벤트에서 이통 3사가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내면 알뜰폰은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위약금 면제였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혜택을 본 가입자는 극히 일부인 반면, 자본력을 갖춘 대형 이통사로의 쏠림 현상은 강화됐다. 문제는 '사이버 침해사고시 위약금 면제'라는 새로운 규칙이 일반화 됐다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 출신 한 전문가는 "과기정통부가 위약금 면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법률 자문을 받았을 당시에도 모든 의견이 찬성인 건 아니었다"며 "행정지도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시장 개입을 하는 건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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